김운영 안산병원장, 지역 유일 상종‧연구중심병원 역할 강화 인근 분원 개원 소식 속 대대적 투자 통해 환자 붙잡기
1985년 개원 이래로 지난 37년간 경기 서남부권 '맹주' 자리를 지켜온 고려대 안산병원.
지역 유일 상급종합병원이자 공공병원의 역할까지 도맡아 오던 고대 안산병원이지만 최근 지역의 '맹주'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 대학병원이 앞 다퉈 인근에 분원 설립을 가속화하면서 경기 서남부권도 대형병원 간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고대 안산병원은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에 뒤지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한편, 대학병원들의 분원을 계기로 지역 보건‧의료체계 확충이 기여할 수 있다는 긍정적 판단을 내렸다.
고대 안산병원 김운영 원장(마취통증의학과)은 지난 14일 만난 자리에서 지속적인 투자로 경기 서남부권 유일 상급종합병원으로서 걸 맞는 최첨단 의료 및 연구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고대 안산병원은 경기 서남부권 유일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지역 중증환자 진료를 책임져 왔다. 그 결과, 2021년 상반기에만 외래 환자 수가 전년 대비 13.2%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대표적인 병원으로 꼽힌다.
이는 병원이 위치한 경기도 안산시는 물론 시흥시, 화성시, 광명시까지 인근 경기 서남부권에서 방문하는 환자 수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최근 이 같은 고대 안산병원의 성장세를 위협할만한 서울 대학병원의 분원 소식이 계속되고 있다.
경기도 시흥 배곧지구에 조성되는 배곧서울대병원과 광명시의 중앙대병원이 그것이다. 이들 병원은 각각 2026년, 2022년 3월 개원을 목표로 추진되면서 경기 서남부권 상급종합병원인 고대 안산병원을 긴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당장 내년 3월 개원을 목표로 추진 중인 광명중앙대병원은 인근 경쟁 병원에 근무 중인 자대 출신 명의를 스카우트 하는 등 환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고대 안산병원도 이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간 확대와 진료 동선 최적화 사업으로 환자 편의를 높이겠다는 목표다.
김운영 원장은 "병원장으로 임기를 시작할 때 인근 지역 대학병원의 분원 소식에 안산병원이 위기라고 여러 차례 들은 바 있다"면서도 "현재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환자중심 진료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 방안으로 자칭 신관 논의를 하고 있다. 확정은 아니지만 인근 개원하는 대학병원 분원들과 맞붙을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화성시 등 경기 서남부권 지역의 중소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활동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대 안산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지위와 함께 보유 중인 연구중심병원으로서의 역할 강화도 추진 중이다. 연구동 성격인 '미래의학관' 중축을 통해 연구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환경보건이라는 경기도 안산시 지역에 특화된 연구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으로, 이미 환경독성 융합연구 사업단 등을 운영하며 차별화된 연구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미래의학관 증축을 통해 1000평 이상의 연구 공간을 확보, 고대의료원 산하 안암, 구로병원과 함께 대표 연구중심병원 타이틀을 지켜나간다는 것이 김 원장의 목표다.
김 원장은 "연구중심병원의 전초기지로서 역할을 할 미래의학관 증축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근 재단 건축위원회를 통과했기 때문에 본격적인 건립이 추진될 예정"이라며 "기존 병원에 있던 의생명연구원이 미래의학관으로 옮기게 되면 진단검사의학과와 병리과가 차례로 위치를 옮기고 남는 공간을 외래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