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닥터 얼라이언스 의장 이언 교수 메타버스 닥터 얼라이언스 의장 이언 교수, 선제 대응 강조 "가상공간 통한 의료 비용 감소 및 진료 효율화 방안 고민"
"메타버스라는 공간은 의료진과 환자가 보다 편리하게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장이 될 것이다. 의료 분야에서는 아직 제한점이 있지만 선제 대응을 위해서는 의사들도 지금부터 고민이 필요하다."
코로나 대유행을 겪으면서 대면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화상회의와 같은 비대면 활동이 지난 2년간 생활 속으로 깊숙이 자리 잡았다.
그 중 급부상한 것이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온라인 가상세계에서 접속해 단순한 화상회의보다 좀 더 밀접한 관계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의료계 역시 코로나 상황 속 원격의료라는 큰 화두가 던져지면서 메타버스를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이뤄지는 모습.
그중 가천대 길병원 이언 교수(신경외과)를 중심으로 '메타버스 닥터 얼라이언스'(이하 MDA)가 결성돼 의료분야에 메타버스 기술 활용을 도모하는 단체도 만들어진 상태다.
MDA는 의료 분야에 메타버스를 적용하기 위한 기술, 규제, 의료데이터 협력 등을 논의하기 위해 추진된 단체. 메타버스가 의료비 절감과 진료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특히, MDA의 초대 의장을 맡은 이 교수는 지난 2016년 국내 최초로 IBM의 의료용 인공지능(AI) '왓슨 포 온콜로지' 도입을 주도했던 만큼 의료 분야 메타버스 플랫폼에도 방향성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이 교수는 메타버스 플랫폼의 활용이 의료비 문제나 환자 접근성과 효율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의료비는 계속 올라가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의료비 지출이 고령에서 급격히 늘어난다는 점을 봤을 때 그 증가세는 점점 더 심화될 것"이라며 "의료 비용 증가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결국 효율성을 높일 수밖에 없고 여기에 메타버스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한 환자가 1곳의 의료기관을 방문할 수도 있지만 질환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의료진을 찾기 위해 2~3곳의 의료기관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동 시간과 비용 등이 낭비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이 교수의 견해.
메타버스 공간을 통해 이러한 과정을 줄이기만 하더라도 접근성을 높이고 비용은 절감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진료 질을 담보하면 의료 비용이 높아지고 비용을 낮추면 진료 질과 접근성이 감소하는 딜레마가 존재한다"며 "결국 현실에서 3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어렵다면 기존 시스템에서 벗어난 활용 방안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메타버스의 활용에 대해서 이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미 메타버스가 확장되는 상황에서 환경의 변화는 무시할 수가 없다"면서 "환자가 접하는 세상이 변하는 상황에서 작게는 의사 크게는 의료도 바라보는 시선도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교수는 메타버스가 진료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은 명확히 했다.
실제 현재 의료법상 메타버스 공간에서 진료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진료가 가능하더라도 수가 등의 문제가 남아있는 상황.
이 때문에 이 교수는 메타버스가 단기적으로는 의사 혹은 의료기관과 환자를 연결시켜주는 만남의 장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현재 메타버스 내 만남이 수가를 받을 수는 없지만 의사와 환자가 만날 수 있는 효율적인 공간은 될 수 있다"며 "시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는 메타버스 병원이 물리적인 국경과 언어장벽을 없애 또 다른 의미의 국경 없는 의사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를 활용하기 위해서 넘어야할 장벽은 무엇이 있을까? 이 교수는 의사와 환자 모두 '심리적 저항감'을 넘는 것이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교수는 "메타버스 내 진료가 가능해지더라도 환자가 가상 공간의 진료만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것에 대한 저항감 등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러한 저항보다는 의료 격차 해소 등의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과거 내가 의과대학을 졸업할 때만 돌아봐도 지금의 의료 환경은 이미 상상도 하지 못했던 미래의 모습"이라며 "혁신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만큼 의료진의 힘만으로는 부족하겠지만 기술을 선제적으로 접목시키며 큰 방향을 함께 고민해야하는 시점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