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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모집 방식도 진화…메타버스·동영상·화상 대세

박양명
발행날짜: 2021-11-30 05:45:59

유튜브 채널 활용, 전공의 브이로그·온라인 설명회 영상 제작
순천향대 천안, 메타버스 활용…동탄성심 외과, 재미 초점 영상 눈길

내년도 전공의 모집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전국 수련병원들이 적극 홍보에 나서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대면 활동이 제한되면서 SNS를 활용한 다양한 홍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전공의 지원이 저조한 기피 진료과는 병원의 별도 지원을 받아 자체적으로 홍보 동영상을 제작하는 등 전공의 모집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수련병원들은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전공의 모집 설명회, 전공의 브이로그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내년도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모집 계획을 최근 공개했다. 모집인원은 인턴 3262명, 레지던트 3423명이다.

당장 다음 달 6일부터 8일까지 레지던트 전기모집이 진행될 예정이 27~28일에는 후기모집을 진행한다. 인턴은 내년 1월 21~25일 전기모집, 2월 3~4일 후기모집을 한다.

일선 수련병원은 일찌감치 다양한 방식으로 전공의 모집 홍보에 나섰다. 코로나19 시국에 대면 활동이 제한적이다 보니 온라인 홍보 활동이 대세를 이뤘다.

대표적으로 전공의의 일상을 다룬 브이로그, 온라인 설명회로 압축됐다. 이 중 온라인 설명회는 발표 내용을 요약한 자료를 화면에 띄워 놓고 각 진료과 교수가 발표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이들 영상은 각 병원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게시하는 형태였다.

서울대병원은 인턴에 합격할 수 있는 팁을 담은 영상을 만들었다. 세브란스병원은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인 웹엑스(webex)로 24개 진료과 공동 설명회를 열었다. 기피과로 꼽히는 병리과,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를 비롯해 일부 과는 홍보 동영상을 따로 만들어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이화의료원은 전공의 모집 홍보영상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3편이나 공개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전공의를 전면에 세워 전공의 일상을 담은 영상 두 편과 병원에 대한 궁금증을 전공의 입을 통해서 듣는 영상을 만들었다.

분당차병원은 온라인 설명회를 개최한 후 각 진료과별 발표 내용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고 분당차병원은 온라인 설명회 후 오픈 채팅방도 이틀동안 운영하며 추가적인 질문을 받았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예비 전공의를 위해 문을 연 메타버스 공간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가상현실 세계인 메타버스 홍보관을 만들었다.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홍보관을 개설하고 예비 전공의, 병원 교육수련 담당자, 선배 전공의 등이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까지 거리, 연봉 2배 등…기피과 장점 내세워 홍보 총력

병원도 병원이지만 기피과들의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는 전공의특별법에서 제한하고 있는 전공의 근무시간 80시간을 준수하고 있으며 대학원 등록금 지원, 해외학회 전액지원, 타과 보다 연봉이 2배 더 많다는 점을 내세웠다. 또 국내 유일 심장혈관병원 운영, 지난한해 동안 대동맥 수술 450건 등 세브란스병원만이 내세울 수 있는 성적도 영상에 담았다.

동탄성심병원 외과는 B급 감성을 활용해 '재미'에 보다 초점을 맞춘 동영상을 만들었다. 2분 분량의 동영상에 서울까지 한정거장, 위아래없이 편안한 병원 등 동탄성심병원 외과의 장점을 담았다. 교수, 레지던트, 간호사 등이 직접 출연해 연기를 펼쳤다. 2분 분량의 영상을 위해 6시간 동안 촬영하는 수고를 감수했다.

영상을 기획한 외과 신동우 교수는 "외과가 기피과라고 하지만 동탄성심병원은 늘 정원을 채웠는데 올해는 분위기가 달랐다"라며 "전공의 모집 시기가 다가오는데 지원 의사를 보이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고 위기감을 느꼈다. 천편일률적인 설명회와 홍보 사이에서 동탄성심병원이 눈에 띄게 만들어야 한다는 데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동탄성심병원 외과 홍보 영상 캡쳐.
그 결과 동영상 공개 후에는 동탄성심병원 외과에 관심을 보이는 전공의가 등장했다. 동영상 조회수도 1만2000회가 훌쩍 넘었다. 홍보 동영상의 이득을 톡톡히 본 것.

신 교수는 "코로나 이전에는 오프라인으로 홍보를 했는데 그마저도 고년차 전공의들의 출신의대 등의 협조를 구해서 하는 식이었다. 홍보 대상이 제한적이었던 것"이라며 "불특정 다수에게 병원 수련환경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다 보니 그 효과도 크다"라고 강조했다.

단국대병원 외과도 전공의 브이로그를 만들어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서울까지 거리가 가깝고 교직원 식당 및 카페 월 60회 무료 이용, 기숙사 인턴 전용 수면캡슐 제공 등을 복지 조건을 내걸었다.

레지던트 지원을 앞두고 있는 수도권 병원의 한 인턴은 "사실 내가 일하고 있는 시간을 쪼개 다른 병원 수련 환경에 대해 직접 가서 듣는 게 쉽지 않다"라며 "더 많은 병원에 대한 정보를 굳이 찾아가지 않고도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온라인 홍보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디칼타임즈는 2022년도 레지던트 모집 마지막날인 다음달 8일 오후 5시부터 수련기관별 원서접수 현황을 실시간으로 보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