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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의 코로나 비대면진료 선언, 국민 불안 이용 의도"

발행날짜: 2021-12-24 05:45:50

박상준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부의장

대한한의사협회가 한의진료접수센터를 열어 비대면 진료를 선언하고 나섰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으로 규명된 현재의 상황에서 과학적으로 한약의 효과와 안전성을 증명하지 못한 채, 한의사가 어떤 역할을 위해 진료접수센터를 설치하고 비대면 진료를 시작하겠다는 의미인지 궁금하다.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치료제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만 치료제 개발이 난항을 겪으며 차선책으로 예방 백신 접종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도 감염병 사태 극복에 대한 희망은 요원한 상태다. 대한민국 역시 대유행으로 확진자, 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가 급격하게 늘면서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있다.

길어진 방역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민심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해 과학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받지 못한 한약과 한방치료를 이용하여 비대면 진료에 나서겠다는 한의사협회의 선언은 국민의 불안한 심리와 상황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보건복지부가 코로나 정국을 위기로 규정하고, 만성질환에만 제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고 있다. 이는 방역의 효과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만성질환자의 의료기관 이용에 따른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한시적으로 정부가 제안한 고육지책이다.

그런데도 의료법에서 금하고 있는 원격진료(비대면 진료)를 국민의 불안과 바이러스 위기 상황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진료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발상에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정부와 의료계가 힘을 모아 늘어나는 중증 환자 치료와 병실 확보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생활치료센터 및 치료 인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대책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국난 극복을 위해 연일 혼연일체가 되어 움직이고 있는 엄중한 상황이다.

방역과 국민의 생명 보호에 앞장서야 할 한방에서 직역의 이익을 위해 국민의 건강 위협 따위는 상관없다는 듯 비대면 진료를 선언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고 위험천만한 일이다. 즉각적으로 비대면 진료 주장을 철회하고, 불안한 정국을 이용하여 국민을 능멸한 일을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특히,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이러스에 관한 지식이나 진단과 치료 과정에 관한 배움과 경험이 없는 한의사 일부가 한약재와 다른 한방치료로 바이러스를 치료하겠다고 나서는 어이없는 소동을 벌이고 있어 염려스럽다.

국민의 생명 보호에 한의사도 적극 참여해 의료인 원래의 자세를 회복해야 한다. 국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무지로 생명을 앗는 위험천만한 비대면 진료 주장을 거두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 보호라는 근본 가치를 저버리고, 위기를 진료 영역 확장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비대면 진료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 코로나 상황에서 고통으로 신음하는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뜻이 남아있다면, 자중하고 국민을 위해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올바른 일인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