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유행에 대응하기 위한 의원급 코로나19 검사·치료체계 윤곽이 잡혔다.
21일 대한내과의사회는 서울시내과의사회, 서울시의사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1차 의료기관에서의 코로나19 의심 환자 진단 및 치료' 방안을 소개했다. 의사회에 따르면,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해당 안을 토대로 세부지침 가닥을 잡고 있다.
의사회가 제시한 의료체계안을 살펴보면 우선 코로나19 의심 환자 진단 및 치료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을 '진단 및 재택치료를 병행하는 기관'과 '치료에만 참여하는 기관'으로 구분하고 각각 '가형'과 '나형'으로 칭했다.
확진자를 직접 대면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4중 보호장비, 환기 가능한 독립된 공간 마련 등의 보호책을 마련했다. 기존 규정인 '환자 동선 분리'를 적용하기 어려운 의원급이 많은 만큼 이를 완화하자는 게 의사회 주장이다.
또 의사가 확진자를 진료해도 백신을 3회 이상 접종했다면 PCR 검사 및 격리는 면제해 줄 것을 제안했다.
지원책으론 관련 시설 등 설치비 지원을 제안했다. 이와 함께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하되 위험부담이 큰 만큼 관련 수가를 현재보다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내과의사회 박근태 회장은 "백신 접종에 의원급이 참여해 접종률이 높아졌던 것처럼 코로나19 의심 환자 진단에도 의원급이 적극 나서야 한다"며 "코로나19 검사 횟수는 확진자가 7000명일 때 85만 건이다.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10배 증가한다고 치면 우리나라 인구의 4분의 1이 검사를 받아야 하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지금의 선별진료소 체계로는 코로나19 진단에 과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내과의사회는 1차 의료기관 재택치료 활성화 방안도 제안했다. 다만 관련 방안의 전제조건으로 재택치료 수가 기준을 주간과 야간으로 이원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시간 모니터링이 어려운 의원급의 특성을 고려해 재택치료 시간대를 구분하고 담당 의료기관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
이들 의사회는 의원급은 평일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만 환자를 담당하고 이외 시간은 병원급에서 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담당 의사는 오전 10시 전후, 오후 4시 전후 등 매일 정해진 시간대에 환자의 상태를 전화로 확인해야 한다고 정했다. 이와 함께 간호인력이 환자 모니터링과 전화응대를 담당하면 의사 1인당 30명 내외의 재택치료자를 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이 재택치료 안이 현재 운영 중인 서울형 의원급 재택치료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본 회가 마련한 재택치료 모델은 의원급끼리만 24시간 당직을 진행하기 때문에 의료진 피로 누적 등으로 장기간 지속하는 것엔 무리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은 "현재 구로구의사회부터 서울형 모델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엔 약간의 문제가 있다"며 "현재 대응 지침으론 의료기관 내에서만 재택치료를 진행할 수 있어 관련 부담 때문에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과의사회는 오미크론 대응을 위해선 의원급과 병원급, 지자체의 연계가 공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위해 관련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등 재택치료 체계를 고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재택치료에서 보건소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경증·무증상 환자 관리는 의원급이, 중증 환자 관리는 병원급이 하면서 원활한 협진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
이밖에 흉부방사선 검사, 혈액검사 및 항체치료제 등의 투여는 병원 또는 단기·외래진료센터가 담당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응급 환자 발생 시 응급센터에서 이송 전 응급조치를 시행하고, 권역병원은 전담병동과 중화자실을 운영해 재택환자의 입원이 가능하도록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박근태 회장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을 점하면 확진자가 곧 1만명에서 2만명으로 증가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병·의원이 상생하는 모델이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인한 의료계 혼란을 막는 유일한 길"이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