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 폐암에 중요성 커진 흉부CT…무분별 검사 지양해야"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 국내에서 비흡연 폐암 발생 증가로 흉부 CT 검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저선량 흉부 CT가 건강검진의 주요 검사 항목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아직 그 인지도는 다른 검사에 비해 낮은 실정이다.이에 의료계 전문가들 사이에선 무분별한 일괄 검사 대신 연령과 흡연력 등 위험 요인을 고려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단순 폐암 선별을 넘어 환자의 증상과 병력을 종합적으로 판단, 적절한 대상에게만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대한흉부영상의학회 진공용 회장은 30일 건강 검진 현장에서 저선량 흉부 CT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에 대한 과도한 검사를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대한흉부영상의학회 진공용 회장은 비흡연 폐암의 증가로 CT 검사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비흡연 폐암…CT 흡연자 전유물 인식 풀어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폐암 환자는 14만 명 규모로 최근 4년 새 27.9% 증가했다. 이는 국내 암 사망 원인 1위에 달하는 숫자다.또 국립암센터 조사에 따르면 전체 폐암 환자 중 비흡연자 비율은 30%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대기오염 등으로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건강검진에서 기존 주요 검사 항목인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등에 더해 흉부 CT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다만 흉부 CT는 아직 다른 검진 항목에 비해 낯설게 느껴지는 검사다. 진공용 회장은 그 배경으로, 폐암을 흡연자만의 질환으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을 꼽았다. 비흡연자의 경우 흉부 CT를 자신과 무관한 검사로 생각하기 쉽다는 진단이다.실제 2024년 네이처 리뷰 임상종양학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비흡연자 폐암은 전체 폐암의 10~25%를 차지하며 특히 동아시아 여성에게서 주요한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하지만 비흡연 일반인 전체를 대상으로 저선량 CT 검진을 확대할 임상적 근거는 아직 마련되지 않은 실정이다.진공용 회장은 "폐암은 흡연과 관련성이 크지만 비흡연자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현재 비흡연자와 특정 환경, 직업적 위험 요인을 지닌 사람을 대상으로 검진 범위를 넓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아직은 근거가 부족해 추가 연구가 필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무분별한 검사는 지양해야…위험도 기반 선별적 접근 필수흉부 CT가 고선량과 저선량으로 나뉜 것도 피검자의 물음표를 키우는 대목이다. 평소 기침, 객혈 등 명확한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고선량 CT를 촬영하지만, 증상이 없는 고위험군이 폐암 조기 발견을 목적으로 할 땐 저선량으로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현재 저선량 흉부 CT 검진 대상 기준은 국가와 지침별로 차이가 있다. 국내 국가폐암검진은 54세 이상 74세 이하 성인 중 30갑년 이상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2년마다 시행된다. 갑년은 하루 평균 흡연량과 흡연 기간을 곱한 수치로, 하루 한 갑을 30년 피웠다면 30갑년에 해당한다.반면 미국 예방서비스특별위원회는 50~80세 사이 성인 중 20갑년 이상의 흡연력이 있고, 현재 흡연 중이거나 금연한 지 1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에게 매년 저선량 CT를 권고하고 있다. 검사 여부와 주기는 단순 흡연 여부뿐만 아니라 연령, 누적 흡연량, 금연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진단이다.진 회장은 "저선량 흉부 CT는 폐암 위험이 높은 사람에게 이익이 확인된 검사"라며 "불안하다는 이유로 모든 무증상 성인에게 일률적으로 시행하기보다 자신이 검진 대상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비흡연자 폐암 증가와 다질환 기회 검진으로 흉부 CT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무분별한 검사는 금물이라는 전문가 제언이 나온다. 사진은 AI 생성■방사선 피폭 우려 넘는 검진 이익…지속적인 추적 관찰 핵심방사선 선량에 대한 올바른 이해도 필수적이다. 저선량 흉부 CT는 진단용 CT보다 방사선량을 낮춰 촬영하지만, 피폭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방사선 노출 우려만으로 필수 검사를 기피해서도 안 된다.이와 관련 진 회장은 의료 방사선은 직업 종사자의 연간 피폭 한도와 단순 비교해 안전성을 판단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환자에게 검사가 필요한지 먼저 따지고 필요한 범위 안에서 선량을 낮추는 것이 기본이라는 설명이다.방사선 노출이나 위양성 등의 위해보다 검진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명확한 환자에게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진 회장은 저선량 흉부 CT의 가장 큰 목적은 폐암의 조기 발견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고위험 흡연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저선량 CT 검진이 흉부 X선 검사보다 폐암 사망을 유의하게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검사 과정에서 폐기종, 간질성 폐 이상, 관상동맥석회화, 대동맥 이상 등 다른 질환 소견이 동반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 같은 다질환을 동시 분석·수치화해 기회 검진의 효율을 높이는 의료 AI 솔루션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다만 진 회장은 이를 이유로 흉부 CT를 모든 질환을 찾는 종합 선별검사처럼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소견마다 판독 기준과 후속 검사 필요성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특히 그는 발견된 병변에 대한 지속적인 추적 관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폐결절이 발견됐다고 해서 모두 폐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결절의 크기 변화와 개인 위험도에 따라 추적 검사 시기가 달라진다는 관점이다. 단 한 번의 결과지에 적힌 소견으로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반대로 검진 자체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진 회장은 "흉부 CT는 많이 찍을수록 좋은 검사가 아니라, 필요한 사람이 적절한 주기로 받고 결과에 따라 관리할 때 가치가 커지는 검사"라며 "고위험군은 검진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하고, 검진 대상이 아닌 사람은 증상과 위험 요인을 의료진과 상담해 검사 필요성을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