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비뇨의학회가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학술상 '김세철 학술인상'이 10년을 맞았다. 10년간 11명의 굵직한 연구자들을 배출하며 비뇨의학 연구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비뇨의학회와 김세철 전 회장, 나아가 후원을 하는 경남스틸은 학술인상을 더욱 더 발전시켜 노벨의학상의 기반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대한비뇨의학회 이상돈 회장은 9일 "2012년 처음으로 제정된 김세철 학술인상이 10년을 맞으면서 비뇨의학 연구의 든든한 기반이 되고 있다"며 "10주년을 기점으로 이를 더욱 발전시켜 비뇨의학 연구의 산실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세철 학술인상은 지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비뇨의학회 이사장과 회장을 지낸 김세철 전 회장의 이름을 딴 학술상이다.
우리나라 남성의학의 개척자이자 역사로 불리는 김세철 전 회장의 정년 퇴임을 맞아 그동안 연구를 후원하던 경남스틸 최충경 회장의 지원으로 제정됐다.
김세철 전 회장은 임상 의사로서는 이례적으로 대한의학회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으며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 회원으로 이름을 올릴 정도로 비뇨의학의 연구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지금까지 배출한 연구자들도 굵직굵직하다. 1회 수상자인 충북의대 김원재 교수를 시작으로 서울의대 구자현 교수, 연세의대 나군호 교수, 울산의대 주명수 교수, 성균관의대 이규성 교수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비뇨의학과 교수들이 모두 김세철 학술인상 수상자들이다.
김세철 전 비뇨의학회장은 "비뇨의학과 의사들은 연구 부분에 늘 핸디캡이 있었다"며 "나만 해도 수많은 연구를 지속했지만 유수 학술지 게재에 실패한 경험이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내과 등에 비해 회원수도 적은데다 전문과목 특성상 인용 횟수가 한정된다는 점에서 좋은 논문도 묻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러한 평생의 한을 풀고 후배들에게 한번이라도 더 기회를 주겠다는 의미로 학술상 제정을 추진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비뇨의학회와 김세철 전 회장의 고민을 풀어준 것은 경남스틸 최충경 회장이다. 창원대학교는 물론 경상도 지역 수많은 학교에 그의 이름이 새겨지고 흉상이 만들어질 정도로 독지가였던 그가 연구 기금을 선뜻 기부하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기금으로 비뇨의학회는 매년 비뇨의학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낸 학술인들을 선정해 2000만원의 부상을 지급하고 있다.
경남스틸 최충경 회장은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강국인데도 일본에서는 20개나 받은 노벨상을 단 하나도 받지 못한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며 "산업, 즉 만드는 기술은 좋지만 만드는 원리는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적어도 기초의학, 연구 분야에 각계 각층의 지원이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에 마중물을 삼아 김세철 학술인상을 후원하게 됐다"며 "연구자들이 대우받는 세상을 만드는데 씨앗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비뇨의학회 등은 이 상이 비뇨의학 연구에 든든한 기반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세철 전 회장과 최충경 회장의 의지처럼 의학자들이 연구에 대한 뜻을 이어갈 수 있는 터전이 되기를 기대하는 모습.
김세철 전 비뇨의학회장은 "내가 교직에 있을때만 해도 교수가 연구를 진행하려면 교내 연구비 밖에 없어 실험실을 운영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었다"며 "아무리 중요한 연구가 있어도 연구원들을 끌어가는 것조차 벅찼던 것이 사실"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학술인상 등이 의학자가 연구를 중간에 포기하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며 "또한 이렇게 비뇨의학 분야에 학술 역량이 향상되면 비뇨의학과를 전공하고 싶어하는 학생들도 많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상돈 비뇨의학회장도 "어려운 목표겠지만 비뇨기 암과 노화 예방과 관리 등의 부분에서 실제로 노벨의학상 등이 나오기를 기대한다"며 "김세철 학술인상이 제정된 10년전과 비교해서 정말 귀한 연구와 논문들이 크게 늘고 있는 만큼 더욱 더 이 의미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