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방역 체계를 고위험군 위주로 재편하면서 각 학회들이 방역 수칙 완화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현재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전면적인 오프라인 방식의 학술대회 개최가 어렵지만 오는 4월 춘계학술대회 시즌을 두고는 다른 정책 적용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
다양한 학회들은 온라인, 오프라인 등 투 트랙의 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지만 여건이 허락하면 전면적인 오프라인으로의 전환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계산이다.
11일 의학계에 따르면 4월 춘계학술대회 시즌을 두고 각 학회들이 학술대회 운영 방식을 두고 논의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학술대회 운영 방식의 최대 변수는 방역 지침 변화다. 미국, 유럽 등지 세계 각국에서 전면적인 코로나19 방역 해제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국내에서도 재택치료 도입, 확진자 동선 파악 중단 및 항원검사 키트 도입 등 다소 완화된 방역 지침을 도입하고 있다.
학술대회 운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도 변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는 사적모임 인원을 최대 6인으로, 식당·카페 등 영업시간을 오후 9시로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20일까지 적용하고 개편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상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이상부터는 국제회의가 아닌 학술행사는 49인까지만 참여할 수 있다. 만일 4월 이전 거리두기 지침의 1~2단계로 완화되거나 해제된다면 오프라인으로의 전환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뜻이다.
가정의학회는 학술대회 운영과 관련 온라인, 오프라인 투 트랙으로 준비하고 있다. 선우성 이사장은 "2년간 팬데믹 상황을 겪으면서 학회들도 하이브리드 방식과 같은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다"며 "문제는 온, 오프라인과 같은 하이브리드가 팬데믹 상황에서의 임기응변에 그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화 사회가 되고 온라인이 발달하면서 원하는 최신의 정보는 언제든 찾아볼 수 있는 세상이 됐다"며 "사회의 변화에 따라 학회 존재의 목적도 분명해져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온라인 중심 학회는 반쪽짜리"라고 진단했다.
학술대회장에서 이뤄지는 연구진과의 교류 및 소통이 온라인 학술대회 전환으로 단절되면서 오프라인 학술대회로의 회귀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 온라인의 장점은 학술대회 이후 컨텐츠 업로드로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선우성 이사장은 "최신 정보가 목적이라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정보도 인터넷을 통해 습득할 수 있고, 온라인 강좌들도 널려있는 시대가 됐다"며 "학술대회는 연수강좌가 아니라 비슷한 목적과 관심사를 가진 회원들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그런 장으로서 역할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하이브리드 전환 이후 2년간 회원들이 오프라인 소통을 갈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온라인의 장점이 분명 있지만 팬데믹이 종식만 된다면 다시 오프라인으로 회귀할 생각"이라고 분명히 했다.
한국FDC법제학회도 학술대회 본래 취지에 오프라인이 더 부합한다는 뜻을 밝혔다.
손여원 회장은 "회원들은 일반적으로는 오프라인 방식을 선호한다"며 "학술대회는 정보의 습득 및 교류 두 가지 큰 축이 있는데 코로나19 감염 이슈만 없다면 소통이 잘 되는 부분에서 오프라인의 효용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현장에 오지 않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온라인의 장점도 분명히 있다"며 "다수의 회원들은 오프라인으로 회귀하는 것을 바라고 있어서 현재 방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감염 리스크를 감수하고 오프라인으로 개최할 것이냐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일반적으로 오프라인 선호도가 높은 건 사실"이라며 "현재 춘계학술대회는 두 가지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져서 오프라인 학술대회로 개최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