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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영향력 확인한 악템라…3월부터 정식 처방 전환

발행날짜: 2022-02-25 05:30:00 업데이트: 2022-02-25 08:05:53

오프라벨서 전환…환자 부담금 기존 코로나 치료제와 동일
국내 물량 부족 의문 부호…급여 전환 따른 수요급증 우려

코로나 치료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악템라(성분명 토실리주맙)가 가운데 3월부터 허가초과(오프라벨)에서 정식처방 전환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7월부터 중증 코로나 환자를 치료하는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악템라의 오프라벨 처방이 늘자 정부가 급여카드를 꺼낸 셈.

악템라 제품사진.

24일 정부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이 국내 판매 중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악템라를 3월 1일부터 코로나 치료에 사용할 경우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할 예정이다.

JW중외제약이 공급 중인 악템라는 체내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인터루킨-6(IL-6)' 단백질과 수용체의 결합을 저해하는 기전의 항체 약물이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전신형 소아 특발성관절염, 다관절형 소아 특발성관절염,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CRS) 등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사용된다.

지난해 상반기 란셋(LANCET)에 악템라가 코로나 중증 악화 비율을 낮추는 동시에 사망 위험까지 감소시키는 효과를 증명하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주목도가 높아진 바 있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어 유럽 의약품청(EMA)이 악템라를 코로나 중증 환자 치료제로 승인했다는 점도 코로나 치료제 활용 빈도를 높이는 데 역할을 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악템라가 코로나 중증환자 대상 치료제로 긴급승인 받지 못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사용되는 허가초과(오프라벨) 방식으로 활용됐었던 상황.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오프라벨 방식으로 코로나 중환자를 치료중인 대학병원은 55개에 육박했었다.

이에 따라 대한감염학회, 대항균요법학회 등 전문학회는 코로나 중증환자 치료제로 악템라를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보건복지부 등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염학회 임원인 고대안산병원 최원석 교수(감염내과)는 "팍스로비드라는 경구 치료제가 도입됐지만 이는 경증 환자가 대상"이라며 "대형병원에서 전담하고 있는 중환자 치료 관점에서는 쓸 수 있는 치료제가 렘데시비르 등 몇 가지가 되지 않는다. 여전히 임상 현장에서는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존재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 때문에 코로나 중환자 치료에서 악템라에 대한 수요가 있다. 중환자가 절대 다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에게 쓸 수 있는 치료제 옵션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악템라의 급여적용과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3월 1일부터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개정을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국민건강보험공단이 JW중외제약과 악템라 80·200·400mg 제품을 코로나 치료에 사용 시 가격과 관련된 내용의 협상을 마쳤다는 의미.

현재 악템라의 비용은 80mg는 13만4263원, 200mg는 30만6166원, 400mg는 53만7060원이며 SC(피하주사) 제형 제품은 34만5682원이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이번 급여적용이 산정특례가 아니고 악템라가 중증약제가 아니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환자는 해당 비용의 30%만 부담하게 된다.

하지만 그간 정부가 허가한 다른 코로나 치료제를 무료로 처방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땐 환자부담금은 없을 것이라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코로나 치료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공단 부담금은 공단이 지불하고 환자 부담금은 질병청과 보건소를 통해서 청구가 되는 시스템"이라며 "기존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환자 부담금은 30%로 책정되지만 다른 코로나 치료제처럼 환자가 부담하는 비용은 없다"고 말했다.

아이큐비아 자료 메디칼타임즈 재구성

악템라 공급 국내 물량 의문부호…급여 전환 여파 우려

한편, 악템라가 코로나 중증치료에서 급여로 전환되면서 물량 수급이 원활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악템라의 국내 매출은 2019년 약 1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2020년 약 150억원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2021년 3분기까지 약 131억원을 기록하면서 매출 성장 폭이 커졌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로나 중증 환자 치료 목적으로 오프라벨 사용 신청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으로 4분기에 집중돼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악템라의 경우 JW중외제약이 지난 2009년 일본 쥬가이제약과 계약 이후 일본에서 제조한 악템라 원료와 완제 의약품만 수입하도록 허가받았다는 점.

올해 생산 예정인 원료와 완제 의약품 배정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즉, 기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에 더해 코로나 환자 치료에까지 활용 폭이 커진다면 향후 물량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게 제약업계의 시선이다. 다만, 현 상황에서 악템라가 코로나 중증 환자 치료에 활용 되더라도 물량 부족 예측이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대한류마티스학회 이상헌 회장(건국대병원)은 "코로나 중증 환자 치료에 악템라가 활용되고 있다고 해서 공급 부족 가능성을 내다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경구치료제인 팍스로비드가 공급이 되고 있고 경증 비율이 높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어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