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시작된 고양덕은도시개발사업이 올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부동산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생활권에 새롭게 조성되는 대규모 주거지역의 개원입지는 어떨까. 메디칼타임즈는 예비 개원의들이 주목할 만한 상권을 직접 찾아가 봤다.
올해 상반기부터 5000세대 규모 9개 아파트 단지에서 차례로 입주가 시작되는 덕은지구는 서울특별시 강서·마포·은평구와 맞닿아있어 뛰어난 입지로 주목받는 곳이다.
■고양덕은지구, 아파트에 업무시설까지…발빠른 개원의들 '선점 효과'
행정구역이 고양시긴 하지만, 오히려 상암동을 도보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마포구와 가까웠다. 3만7000평 규모의 지식산업센터와 상가 등 업무시설이 조성되는 것도 특징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1곳씩 들어설 예정이다.
상권이 새로 형성되는 만큼 개원기회도 열려있고 향후 입주민과 오피스 수요를 한 번에 기대할 수 있는 입지인 것.
덕은지구를 방문한 결과 아파트 단지들은 아직 완공되지 않았지만, 몇몇 업무시설은 임대가 시작돼 영업 중인 점포가 여럿이었다.
발 빠른 개원의들은 선점 효과를 노리고 이미 계약을 끝내놓은 상황이다. 실제 상가건물인 드림코어테라스에선 치과 한 곳이 8월 오픈을 목표로 밑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근 부동산에 문의한 결과 현재 해당 건물에서 개원에 적합한 매물은 전용 52평에 보증금 7500만, 월세 450만 원이었다.
아파트와 지식산업센터, 학교가 한데 몰려있고 인근에서 운영 중인 병·의원이 없는 만큼 진료과 선택지도 넓다. 일반적으로 수요가 높은 내과, 피부과, 안과, 치과 등이 모두 개원 가능한 것. 학생·직장인 인구를 고려하면 소아청소년과, 이비인후과나 통증의학과, 정형외과 수요도 기대된다.
다만 지금을 개원 적기로 보긴 무리가 있다는 게 부동산의 판단이다. 오는 4월 LH아파트부터 입주가 시작되기는 하지만 364세대로 입주민이 많지 않고, 주요 단지 입주는 올해 말부터 시작되는 만큼 하반기에 상가를 계약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
한 공인중개사는 "현재 상가엔 아파트 건설현장 인부를 대상으로 한 음식점, 카페, 편의점 등만 들어와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에 매물이 남아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지만, 아직 수요가 없는데 계약부터 하는 것은 부담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양시 향동, 지식산업센터로 인구유입 '기대'…개원 잇따라
인근에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와 기대감이 높아진 지역이 또 있다. 고양시 덕양구 향동이다.
향동은 아파트와 빌라, 상가건물이 주인 전형적인 주거지역이었는데, 2023~2024년까지 5만 평 규모의 지식산업센터 등 업무시설이 들어서 대규모 인구유입이 예상된다.
현재 향동엔 6000세대 규모 9개 아파트 단지가 입주를 끝낸 상황이고 2개의 초등학교 1개의 중학교, 고등학교가 있다. 다만 아직 주거 중심지역인 만큼 낮 시간대에 유동인구가 많지는 않았다.
지식산업센터 기대감으로 상가건물이 꾸준히 지어져 개원기회도 많다. 실제 향동을 관통하는 향기로를 중심으로 신축 상가건물이 몰려있었으며, 많은 공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피부과가 오픈 예정이라는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이 같은 기대감을 바탕으로 여러 병·의원이 입점한 상황이기도 하다. 현재 상동엔 20여 개 의원이 운영 중이다. 특히 향동 중심입지에 있는 한 상가건물엔 6개 의원이 개원에 메디칼타워를 형성한 상황이다.
각 의원의 진료과는 치과 4곳 소아청소년과 3곳, 이비인후과 3곳, 내과 2곳, 정형외과 2곳 정신건강의학과 1곳 등이다.
향동 역시 덕은지구와 마찬가지로 향후 입주민, 학생, 직장인 수요를 골고루 기대할 수 있는 입지로 변모하지만, 소아청소년과·이비인후과 등 특정과가 몰려있는 상황은 주의하는 것이 좋다.
상가건물이 많은 만큼 매물 가격도 천지차이였다. 다만 40평대 매물로 평균을 내면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300~400만원 수준이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향동은 산에 가로막혀 있어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긴 하지만, 형태 면에서 덕은지구와 꽤 유사하다"며 "어느 정도 인프라가 갖춰져 당장 개원해도 문제없는 것은 장점"이라고 말했다.
■중심가에 병·의원 몰린 상암동…덕은지구·향동의 미래?
위 두 지역과 인접한 상암동 역시 주거지역과 업무시설, 학교가 한데 모인 입지다. 이를 두고 인근 부동산은 덕은지구와 향동이 향후 상암동의 축소판이 될 것이라도 예상하기도 했다. 덕은지구와 향동 개원입지의 미래를 상암동에서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자세히 보면 상암동은 월드컵북로를 기점으로 북쪽에 업무시설이 몰려있고 남쪽에 아파트 단지와 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유동인구는 30~50대가 주를 이뤘다.
개원분포를 보면 업무시설 내 조성된 상가나 인근 상가건물 곳곳에 병·의원이 골고루 분포돼 있었으며, 중심입지에 있는 대형 상가건물을 중심으로 메디칼타워를 형성한 모습이다.
인근에 개원한 진료과를 살펴보면 내과, 이비인후과, 치과 비중이 높았으며 피부과, 정신건강의학과, 통증의학과, 신경외과, 안과, 산부인과, 정형외과 등도 1~2곳씩 운영 중이었다.
특히 월드컵파크 5단지 사거리 인근 KGIT센터와 누리꿈스퀘어빌딩엔 각각 13~14개 의원이 운영 중이다. 많은 의원이 몰려있는 만큼, 건물 곳곳에 배너를 설치해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다만 치과를 제외하고 한 건물에서 진료과가 겹치는 경우는 없었으며, 점심시간이 아니었음에도 각 의원에서 평균 1~2명의 환자가 대기실에 있었다.
인근 내과 의원에 방문해 환자 내원율을 문의하니 "점심시간이 아닌 오전 오후 시간대에도 한두 명씩 환자가 꾸준히 있다"며 "점심시간엔 많으면 환자가 10명 내외로 몰리는데, 아파트 단지가 많아 주부 환자도 꽤 많다"고 전했다.
다만 중심입지에서 개원에 적합한 매물은 가격이 상당한 수준이었다. 부동산이 추천해준 매물은 57평에 보증금 3억, 월세는 2000만 원이었다.
이와 관련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상암동에서 월드컵파크 5단지 사거리를 중심입지로 볼 수 있다"며 "평일 유동인구가 7~8만 명 수준인데 여기에 음식점이 많아 점심시간에 인근 직장인 대다수가 몰린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