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calTimes
  • 제약·바이오
  • 바이오벤처

"역할 커진 규제 과학 개념부터 확실히 잡고 가야죠"

발행날짜: 2022-02-28 05:30:00 업데이트: 2022-02-28 07:55:05

성균관대 바이오헬스 규제학과 손여원·신주영 교수
"모호한 개념 용어 정립 선결 과제…장기적 관점 필요"

"규제 과학이라는 용어를 두고도 생기는 모호함을 명료하게 바꿔갈 필요가 있다. 코끼리의 각 부위가 아닌 전체를 보는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제약바이오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산업 육성과 함께 인력 양성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약 인허가 과정에서 필수적인 규제를 담당하는 인력 역시 수요가 증가하는 모습.

이로 인해 규제 과학의 의미를 과거 행정적인 요소가 강조되는 'Regulatory affair(이하 RA)'에서 과학 기술의 발전에 맞춰진 'Regulatory science(이하 RS)'의 역할로 전환하는 전문 인력 양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왼쪽부터) 성균관대 바이오헬스 규제과학과손여원 교수, 신주영 교수

이에 대해 FDC규제과학회 손여원 회장과 성균관대 바이오헬스규제학과 신주영 교수(학과장)는 산업계의 인력 수요가 증가한 만큼 올바른 방향의 인력 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약바이오산업 성장따른 인력부족 자연스러운 현상"

최근 발간된 '2020년 기준 국내 바이오산업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4만8683명이었던 바이오산업 인력은 2020년 5만3546명으로 약 5000명가량(10%) 증가했다.

이는 2018년에서 2019년 당시 약 2000명이 증가한 것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제약바이오산업계의 전문 인력 요구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손 회장 역시 제약바이오산업의 성장과 함께 인력 부족 현상이 있다는 점에서는 공감했다.

손 회장은 "결국 제약바이오산업이 커지면서 필요한 인력은 더 많아질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인력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특정 분야에 더 필요하고 덜 필요한 것이 아닌 아니라 전체적으로 요구도가 높아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 교수는 "다른 시선에서 바라봤을 때 다른 과에서 규제과학으로 전공을 바꿀 수 있을지 문의를 할 정도로 관심이 높아졌다"며 "산업계나 미래 인력에게도 규제과학이라는 분야가 매력 있게 들리는 것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제약바이오산업계는 규제과학 인재양성을 두고 빠른 인력양성에 대한 기대감도 있지만 과거에 반복됐던 인력양성의 시행착오를 탈피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업계에서는 유의미한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손여원 교수.

두 교수는 규제과학과가 이제 막 설립 후 한 학기를 지난 시점이지만 앞으로 다양한 고민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커리큘럼을 완성하고 출범 후 자문회의를 했을 때 긍정적인 평가와 인력 양성 후 구체적인 위치가 모호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실질적인 인력 양성과 규제과학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는 중간점을 찾아가는 것이 숙제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또 손 회장은 "규제과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산업계나 정부 등 지향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여전히 모호한 측면이 있다"며 "이제 첫걸음인 만큼 당장은 해결 할 수 없겠지만 규제과학의 의미나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 좀 더 명료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규제과학이라는 큰 틀을 어떻게 해석하고 바라볼지가 동반돼야 인력 양성과 산업계의 간극을 줄일 수 있다는 의미.

규제과학이라는 화두가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제네릭을 넘어 신약개발이라는 목표를 가진 만큼 새롭고 도전적인 물질 개발을 수용할 과학기술과 그 기술을 담보할 수 있는 규제에 대한 고민이 담보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손 회장은 "국내의 규제과한 논의가 미국이나 유럽 등과 비교해 빨리 진행되다보니 여러 사람의 생각이 충분히 녹여지지 않았다는 생각은 있다"며 "유럽의 경우에 앞으로 5~10년 후에 생길 도전을 조사하고 문제점을 고민하는데 이런 방식을 차용해 국내도 정돈된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FDC규제과학회가 이런 논의에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학교에서도 논의의 장을 만들어볼 계획이다"고 밝혔다.

규제과학 인력 양성 고민 '장기 호흡'…"유연성 가진 시각 필요"

한편,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진행 중인 규제과학 인력 양성사업은 5년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다르게 해석하면 5년 뒤의 인력양성 진행여부는 아직까진 다음을 예상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두 교수는 제약바이오산업 인재양성이 잠깐의 지원으로 단기간 내에 육성하는 것이 아닌 긴 호흡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주영 교수

신 교수는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규제과학이라는 학문을 열었고 산업 전체로 보면 규제뿐만 아니라 전 분야에 걸쳐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제 모멘텀을 가지고 분위기를 만드는 정도로 국가 과학 수준이 올라갔을 때를 대비한 미래의 투자로 봐야한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어 손 회장 "인재양성을 급하게 소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을 좋게 키워내는 과정이 됐으면 좋겠다"며 "지금까지 규제에 '왜'라는 고민이 없었다면 이제는 이에 대해 질문하고 답을 할 수 있는 인력을 키운다면 제약산업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신 교수는 제약바이오산업의 전문인력 양성에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정부의 인내심과 유연성을 제언했다.

신 교수는 "다른 사례로 제약산업 특성화 대학원을 보면 성균관대가 10년째 하고 있지만 중간에 탈락하고 나가는 경우도 많이 봐왔다"며 "정부지원을 받아서 생긴 학과는 지원이 없다면 거의 대부분 없어지는 만큼 장기적 관점의 고민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신 교수는 "고급 인력인 박사를 기준으로 보면 평균 5년 정도 인력양성이 필요한데 사업기간은 현재로선 5년만 정해져있는 셈이다"며 "이런 측면에서 규제기관과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력 양성에 유연성이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