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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내과 4년 세브란스, 정년 보장 고용 안정성 더한다

발행날짜: 2022-03-02 05:30:00

올해부터 정년 고려한 연봉체계 적용 "병원들 시각 바꿔야"
신동호 교수 "입원전담의 뽑는 병원 더 늘 것" 블루오션 자신

"20명 이상의 의료진이 약 250병상을 관리, 감독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하겠다"라며 입원전담전문의로 꾸려진 '통합내과'를 신설한 세브란스병원.

통합내과 운영 후 4년이 지난 2022년 현재, 세브란스병원은 어디까지 목표를 달성했을까.

시작은 3명의 교수에 협력교수 1명, 전공의 5명 등 9명이었다. 우선 4년 사이 교수진은 늘었다.

세브란스병원 통합내과 신동호 교수에 따르면 입원 전담 교수 8명, 응급진료센터 교수 2명에 3월부터 4명의 교수까지 합류하면서 14명의 입원전담전문의가 근무하고 있다. 여기에다 종양내과, 소화기내과, 심장내과에는 입원전담전문의가 따로 있다. 이를 모두 더하면 총 19명의 입원전담전문의가 근무하는 셈이다.

근무 환경도 좋아졌다. 근무 시간은 주간 근무로 8시간씩 주 5일제다. 53병상을 전담하며 입원전담전문의 한 명당 10명 내외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다. 연봉은 조교수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다. 병원 차원에서는 입원전담전문의 고용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교수 신분으로 정년 할 수 있는 연봉체계도 준비하고 있다.

신동호 교수(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장)

신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가 좀처럼 확대되지 않는 이유는 장기근무에 대한 선례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선배가 있어서 미래가 눈에 보이면 앞으로가 유추 가능할 텐데 아직은 5년 정도가 최장 근무 기간이다.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입원전담전문의가 다른 교수 직역보다 비교적 연봉이 높은 편이고, 근무 시간도 주 5일에 충실하다 보니 내부에서도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며 "그럼에도 세브란스병원은 입원전담전문의 고용에 집중하고, 또 이들이 오래 머무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의지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즉,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확대를 위해서는 병원 의지가 필수라는 소리다.

신 교수는 "병원들은 입원전담전문의가 고용할 수록 적자가 커진다, 전공의를 대체하는 인력이라는 시선을 바꿔야 한다"라며 "전공의를 빼고 입원전담의를 넣는다고 생각하면 적자가 날 수 있다"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입원은 고비용 구조라서 매출이 늘더라도 수익률이 높지 않다"라며 "입원전담의도 다양한 내과적 질환을 동시에 갖고 있는 복합만성질환자를 주로 진료하기 때문에 중증도가 높지만 수익성이 높은 파트는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중환자실'을 예로 들었다. 그는 "병원의 적자는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라며 "중환자실이 대표적인 적자 부분 중 하나지만 암, 심장 등 큰 수술 등 수익률이 높은 부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환자실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즉, 수익을 위해서 적자 부서는 필요불가결하다는 소리다. 신 교수는 대한의학회 뉴스레터에 기고한 글에서도 "병원들은 입원전담전문의 고용에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 환자 수와 매출에 기반한 인센티브 제도부터 손을 봐야 한다"라고 일침 했다.

세브란스병원 통합내과 병동 전경

"코로나 시대 수련, 통합내과가 역할 할 수 있다"

신 교수는 대학병원 소속 입원전담전문의이기도 하지만 전체 입원전담전문의의 미래를 고민하는 대한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 수장이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입원전담전문의 고용의 안정성 확보, 전공의 교육 분야에 대한 고민도 깊을 수밖에 없다.

특히 입원전담전문의는 '일반 내과(General Internal)' 전문의 양성을 위한 전공의 교육에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과도 분과가 세분화 돼 있다보니 수액, 영양공급 같은 기초적인 내용을 가르쳐주는 곳이 없다"라며 "수련기간이 4년일 때는 4년차가 3년차를 가르쳤지만 3년제로 바뀌면서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현재는 세부분과 전문의가 알고 있는 지식을 전공의에게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질환을 포괄적으로 봐야 하는 내과 전문의는 환자의 말과 진찰 소견으로 질병에 대한 의심을 줄여나가는 게 중요하다"라며 "내과 전문의 시험에 관상동맥조영술이 항상 나오는데 사실 일반내과 의사 영역에서는 너무 깊은 주제다. 일반내과 전문의는 심장초음파만 볼 수 있어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입원전담전문의라면 분과 전문의는 놓치기 쉬운 일반내과 교육의 수준을 조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입원전담의가 코로나 시대 전공의 교육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실제 코로나 환자 치료 전담병원으로 전환하면서 전공의 수련에 차질이 생기자 입원의학 분야에서 파견 교육 요청을 받았던 경험도 있었다. 물론 이는 결국 무산으로 돌아갔지만 말이다.

신 교수는 "코로나 때문에 수련에 차질을 빚는 병원이 더러 생기고 있다"라며 "요로감염, 신부전, 소화기내과 등 내과의 모든 세부분과 환자를 볼 수 있는 곳이 통합내과다. 내과학회에도 입원의학에서 분과 수련 시간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적극 의견을 개진했고 긍정적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본사업으로 전환된 입원전담전문의는 여전히 블루오션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야간과 주말을 커버할 수 있는 당직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라며 "그러려면 입원전담전문의가 현재보다 2배에서 2.5배 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또 "정부 차원에서 이미 시작한 제도인데다 장기적으로 입원전담전문의가 봐야 할 환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라며 "앞으로 입원전담전문의를 구하는 병원이 훨씬 많을 테니 아직도 블루오션의 영역이다. 워라밸을 찾으며 장기근무가 가능한 새로운 유망한 직종이라고 자신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