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의 패러다임이 침습에서 비침습과 최소 침습으로 변하면서 여성건강 역시 가임력 보존을 중심으로 한 미충족 수요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지속해서 환자가 늘고 있는 자궁경부암 영역에서 바이오기업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
의료기술 발전과 함께 전반적인 임상 기술이 올라가면서 여성 건강 역시 치료 효과와 함께 어떤 시점에 어떻게 치료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중 자궁경부암의 경우 전세계 매년 60만 명의 신규환자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가임기 여성의 높은 발병빈도의 특성과 저출산 문제와 맞물려 치료 방법에 대한 여러 고민이 있는 분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임상현장의 경험과 플라즈마 기술을 통해 비침습 자궁경부암‧상피내암 치료에 도전장을 내민 사람이 있다. 바로 경희의대 소속으로 아이비엠솔(IBMsol) 대표를 겸직중인 경희대병원 권병수 교수(산부인과)다.
저출산 화두 '자궁경부암'…수술 없는 치료 목표
권병수 대표는 생물학 석사와 의공학 박사라는 토대위에 산부인과 부인종양을 담당하는 전문의라는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이 부인암을 치료하면서 느낀 미충족 수요를 탐색하고 연구해 창업으로 이어졌다는 게 권 대표의 설명. 현재 아이비엠솔은 저온 플라즈마 기술을 바탕으로 한 질강 플라즈마 치료기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저온 플라즈마 기술은 살균이나 염증 완화, 상처 치유와 치아미백, 그리고 암 치료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아이비엠솔은 이중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인유두종 바이러스 제어의 효과를 검증한 연구를 바탕으로 기술개발에 나선 상태다.
권병수 대표는 "임상의사이다 보니 의료 현장 기반의 미충족 의료수요 해결을 위한 혁신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며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현장의 수요와 맞지 않다면 수가 등 사업 모델에 어려움이 있는데 그런 점에서 가지고 있는 실제 제품 개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권병수 대표가 우선적으로 표적하고 있는 질환은 자궁경부암과 암 전단계인 이형성증.
권병수 대표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은 국내의 경우 신규환자가 감소세에 있지만 2019년 기준 매년 350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1300명이 사망하고 있다.
하지만 자궁경부암 이전 단계인 이형성증은 흡연인구 증가와 성생활 패턴 변화 등을 통해 2020년 기준 2.5배 상승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자궁경부암과 고등급 이형성증 병변의 경우 가임기 여성은 선택지가 절제술 밖에 없다는 것.
권병수 대표는 "수술적 방법은 수술관련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고 자궁경부가 짧아지게 되면 불임이나 조산 위험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또 수술적 방법은 암 전 단계나 암세포는 제거할 수는 있지만 바이러스가 없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재발위험이 있어 꾸준한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장 경쟁력으로 봤을 땐 치료 패러다임이 비침습, 최소 침습으로 전환되고 있고 가임력 보존 키워드가 있다"며 "자궁경부에 대한 해부학적인 부분을 유지하고 환자에게 치료부담이 적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혁신기술 진입 높은문턱 어려움…현장 도움 되는 기술 목표"
현재 아이비엠솔의 바이오 플라즈마 자궁경부암/상피내암 치료기는 보건산업진흥원 지원과 정부 사업을 통해 바이오마커 개발을 거쳐 시제품이 완성된 상태다.
임상과정을 신의료기술 인정 등 허가 트랙을 밟아 3년 내 제품을 시판하는 것이 가시적인 목표다.
다만, 권병수 대표는 아이비엠솔이 개발 중인 제품이 혁신의료기기인만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시험 승인을 통과하는 것이 까다로워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제약바이오 산업과 비교해 의료기기 분야는 아직 기술 가치가 낮게 책정돼 산업기반이 열악한 상황이다"며 "신의료기술의 행정적인 부분 역시 아직 부족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권병수 대표는 "가지고 있는 또 다른 고민 중의 하나는 산업이 커지면서 생기는 고질적인 인력 문제가 있다"며 "인력 양성에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스타트업은 시간이 중요한 만큼 이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끝으로 권병수 대표가 강조한 부분은 '현장 기반의 의료혁신'이 필요하다는 것.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어도 실제로 사용될 수 없다면 소용이 없다는 의미다.
그는 "의사 환자 진료에 도움을 주는 혁신의료기술 개발을 통해 정말 현장에 필요한 의료기기를 만들고 싶다는 목표가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J&J와 같은 글로벌 기업처럼 탄탄한 의료기기를 바탕으로 바이오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기업이 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