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마다 결론이 달랐던 통풍환자에서의 암 발병률과 관련해 국내에서 대규모 코호트가 진행돼 주목된다.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요산의 작용 기전이 암 활성화를 억제할 수 있다는 선행연구에도 불구하고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는 이와 상반된 결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강원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오윤정 교수 등이 참여한 국내 통풍환자에서의 암 발병 상관성 코호트 연구 결과가 내과학회지에 접수돼 발간될 예정이다.
통풍은 요산의 농도가 높아져 요산 결정체가 여러 조직에 축적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논란의 발단은 요산이 체내에서 강력한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는 것. 요산은 활성산소를 파괴해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근위축성 측경화증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으로부터 보호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행 연구는 통풍과 암의 연관성에 관해 상반된 데이터를 지속 보고했다. 낮은 혈청 요산 수치가 암 관련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가 요산의 항산화 작용에 설득력을 부여한 반면, 스웨덴의 연구는 통풍환자에서의 더 높은 암 발병률을, 대만에선 비뇨기암과 같은 특정암의 수치 향상을 보고한 바 있다.
이에 착안한 연구진은 전국 단위 건강보험공단(NIH) 데이터를 기반으로 코호트를 통해 통풍 위험과 암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2007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NIH 청구 데이터에 등록된 20세 이상 17만 993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교란 변수를 조정한 후 암 발생을 위한 위험비(HR)을 분석했다.
통풍환자 대부분은 알로푸리놀(85.49%)을 처방 받았고, 콜히친을 받은 환자는 11.74%에 불과했다.
분석 결과 통풍환자에서의 전체 암의 위험비는 1.08이었다. 통풍에 걸릴 경우 약 8%의 암 발병률이 상승한다는 뜻이다. 통풍 환자에서 전체 발병률이 유의미하게 높았지만 피부, 자궁경부, 전립선암 발병률은 더 낮았다.
동반질환 여부 등 교란 변수를 조정한 이후에도 유의미한 상관성이 나타났다(HR 1.053).
암종 별로 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식도암, 위, 대장, 간, 췌장암, 폐암, 난소암, 신장암, 방광암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립선암 발병 위험은 12% 가량 낮아져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와 관련 오윤정 교수는 "통풍 환자의 암 위험 증가는 고요산혈증을 통한 활성산소 및 질소 합성이 염증 스트레스를 촉진해 종양 생성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구 대상자의 85.5%가 알로푸리놀을 처방 받았다"며 "알로푸리놀의 항산화 및 항염증 작용은 발암 보호 효과가 있으므로 알로푸리놀이 전립선암 발생 위험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