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치 등 심박수와 심전도를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들이 피부톤에 따라 정확도에 큰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멜라닌이 생체지표 측정을 위해 손목에 조사되는 빛의 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이로 인해 피부톤에 따라 정확도가 최대 40%까지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오는 4월 2일부터 4일까지(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미국심장학회 연례회의(ACC 2022)에서는 피부 색조와 웨어러블 기기의 정확도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ACC에 미리 공개된 연구 요약에 따르면 심박수와 심전도를 측정하는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들이 피부 색조에 따라 정확도에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앨버타 의과대학 다니엘(Daniel Koerber)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에 의해 이뤄졌다.
연구진은 웨어러블 기기의 정확도에 대해 연구한 총 622개 논문에 대한 메타분석을 통해 피부 색조가 심박수 및 심전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피부 색조가 어두울 수록 심박수와 심전도 등 생체신호 측정의 정확도가 확연하게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정확도 차이는 피부톤에 따라 무려 40%까지 차이를 보였다.
생체신호를 측정하는 간격도 피부톤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피부 색조가 밝은 사람의 경우 1분에 한번씩 결과 데이터가 쌓인다고 하면 피부톤이 어두운 사람은 3분에 한번씩 측정이 된다는 의미다.
이러한 차이와 정확도의 괴리로 인해 피부 색조에 따라 웨어러블 기기의 신뢰도에 큰 차이가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다니엘 박사는 "현재 그 어떤 웨어러블 기기도 피부톤에 따라 결과치가 달리질 수 있다는 것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며 "피부 색조가 웨어러블 기기의 정확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피부톤을 결정하는 멜라닌 색소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다수 웨어러블 기기가 손목에 광선, 즉 빛을 조사해 이 양과 감도로 심박수 등을 측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빛을 흡수하는 멜라닌이 더 많은 피부의 경우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는 비단 심박수나 심전도를 넘어 신체활동이나 수면 패턴 모니터링 기능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다니엘 박사는 "현재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실시간 건강 모니터링이 의학적으로도 많이 활용되고 있는 만큼 이는 매우 중요한 주제"라며 "기기사들은 피부색과 관계없이 정확도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거를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일부 이러한 기기에 의존하고 있는 환자의 경우 제대로 데이터가 쌓이지 않거나 알람이 울리지 않을 경우 심각한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대체 옵션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