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장에서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가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릴리가 임상 3상에서 티제파타이드의 체중감량 효과를 입증하며 뒤를 바짝 쫒는 모습이다.
릴리는 자사의 GIP·GLP-1 이중 작용제 티제파타이드(tirzepatide)가 후기 임상시험에서 당뇨병이 없는 개인에서도 상당한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고 지난 29일 밝혔다.
이미 지난해 10월 미국 당뇨병학회(ADA 2021)에서 위약과 비교한 SURPASS-1 연구, 메트포르민 병용 대상자에서 세마글루타이드 주1회 요법과 비교한 SURPASS-2 연구 등에서 환자들의 평균 체중 11% 감량과 혈당 감소를 확인한 바 있다.
당뇨병이 없는 비만 또는 동반 질환이 하나 이상 있는 과체중 성인 2539명을 대상으로 티제파타이드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한 SURMOUNT-1 3상 주요 결과에서 티제파타이드(5mg, 10mg 15mg) 72주 치료는 위약 대비 우월한 체중 감소를 달성했으며, 참가자의 체중을 최대 22.5%(24kg)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보노디스크의 GLP-1 치료제인 위고비의 15%의 체중감량을 넘어서는 수치다.
지금까지 20%가 넘는 체중감량을 보인 비만치료제가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향후 비만 치료제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주는 지표가 되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티제파타이드는 공동 1차 평가변수를 모두 충족, 베이스라인 대비 평균 체중 변화율이 우월하고 위약 대비 체중 감소를 최소 5% 이상 달성한 참가자 비율이 더 높았다. 또 72주차에 모든 주요 2차 평가변수를 달성했다.
먼저 효능 평가에서 위약군은 평균 2.4%(2kg) 체중 감량에 그친 반면, 티제파타이드를 복용한 참가자는 5mg과 10mg, 15mg 용량군에서 각각 평균 16.0%(16kg), 21.4%(22kg), 22.5%(24kg) 체중 감소를 보였다.
최소 5% 체중 감소를 달성한 환자 비율은 위약군에서 28%에 불과했으나 티제파타이드군은 89%(5mg), 96%(10mg 및 15mg)에 달했다. 주요 2차 평가변수에서 최소 20% 체중 감소를 달성한 환자 비율은 티제파타이드군에서 55%(10mg), 63%(15mg), 위약군에서 1.3%였다.
가장 빈도 높게 보고된 부작용을 보면 위장관계 관련 증상들이 주류를 이룬 가운데 중증도의 경우 대체로 경도에서 중등도에 머물렀다. 이러한 부작용은 일반적으로 용량 확대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릴리 제품 개발 부사장 제프 에믹박사는 "비만은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필요한 만성 질환이다. SURMOUNT-1에서 최고 용량군에 배정된 참가자 중 거의 3분의 2가 체중을 20% 이상 줄였다"며 "티제파티드와 같은 잠재적으로 혁신적인 치료법을 연구하고 개발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티제파타이드가 비만 치료제로 출시될 경우 직접적인 경쟁자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위고비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당뇨치료제인 오젬픽의 비만 치료제로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획득했다.
위고비의 경우 이미 2022년 1분기 글로벌 매출이 약 1억9800만달러(2507억원)으로 같은 분기 삭센다의 약 2억8350만달러(3590억)를 바짝 쫒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노보노디스크의 전체 비만 매출이 107% 증가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릴리가 티제파타이드의 3상 결과를 바탕으로 빠르게 허가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장기적으로 비만치료제 시장 역시 각축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