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제파타이드‧세마글루타이드 연구 발표 경쟁력 입증 SGLT-2 억제제 RWD기반 치료제 역할 확장 가능성 입증
|메디칼타임즈=최선‧황병우 기자| 당뇨병과 관련한 세계 최대 학술 모임인 미국 당뇨병학회(ADA 2021) 연례 학술대회에서 치료제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 성과가 쏟아지며 소문난 잔치임을 입증했다.
한미약품의 당뇨병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 결과와 티제파타이드 임상결과 발표를 통해 차세대 비만약 타이틀에 대한 기대감도 제시되는 모습. 또 기존의 당뇨병 치료제 또한 리얼월드데이터 기반 연구 등을 내세우며 현재 위상을 공고히 다졌다.
▲티제타파이드 비교 임상 눈길…차세대 비만약 기대감
먼저 눈길을 끈 연구는 차세대 당뇨병 신약으로 꼽히는 릴리의 티제파타이드로 GIP/GLP-1 이중 작용제 임상인 SURPASS 3상 결과다.
티제파타이드 성분은 최근 공개된 임상에서 임상 1, 2차 평가지표를 모두 달성해 기대감을 키우는 약물로 ADA에서 SURPASS-1 연구는 위약과의 비교, SURPASS-2는 메트포르민 병용 대상자에서 세마글루타이드 주1회 요법과 비교, SURPASS-3은 인슐린 데글루덱과 비교 등에 대한 연구를 공개했다.
연구를 살펴보면, 40주간의 치료 후 최고 복용량인 15mg을 복용한 환자들은 평균 체중의 11%를 감량하고 혈당이 2.0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3개월 동안 평균 혈당 수치였다.
또한 가장 많이 복용한 환자의 절반 이상이 혈당이 정상으로 여겨지는 5.7%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티제파타이드는 낮은 복용량인 5mg과 10mg도 위약 대비 효과가 있었으며, 3회 복용량은 모두 환자의 단식 혈당 수치를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인슐린 데글루덱과 비교한 SURPASS-3 연구를 살펴보면 티제파티드의 기저치대비 당화혈색소 감소폭은 5mg이 1.93%p, 10mg이 2.20%p, 15mg은 2.37%p로 인슐린 데글루덱의 1.34%p 보다 큰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당화혈색소 7.0%를 기준으로 한 목표달성률도 티제파티드 5mg이 82.4%, 10mg은 89.7%, 15mg이 92.6%로 인슐린 데글루덱의 61.3%를 크게 웃돌았다.
기저인슐린과 GLP-1 RA를 통합한 첫 통합제제인 사노피의 솔리쿠아의 경우 새로운 임상 결과를 공개하며 치료제 활성화에 대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는 SoliMix 임상으로 기저인슐린과 경구제 복용에도 불구하고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의 강화 치료 요법 중 솔리쿠아와 혼합형 인슐린의 효과를 직접 비교했다.
임상의 1차 평가지표는 치료 26주차에 혼합형 인슐린 대비 솔리쿠아의 당화혈색소 감소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솔리쿠아를 접종한 환자의 당화혈색소 감소 수치는 약1.8%로 혼합형 인슐린의 1.1%의 대비 긍정적인 지표를 보였다.
사노피 미국 의료 담당 루이지 메네기니 부사장은 "하루에 한번 솔리쿠아를 투여하는 것이 혼합형 인슐린 주사 2번보다 더 효과적이었고 이 같은 결과는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트루리시티‧티제타파이드 발맞추는 세마글루타이드
또 티제타파이드의 공세에 발맞춰 대형 비만 치료제로 꼽히는 세마글루타이드의 고용량 투여 효과에 대한 발표도 이뤄졌다.
96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SUSTAIN FORTE 3상 임상에서 세마글루타이드 2mg 투여환자는 40주 치료 후 당화혈색소가 2.2% 감소한 반면 기존 용량인 1mg을 투여한 경우에는 1.9% 감소했다.
체중 감량 또한 세마글루타이드 2mg 투여 시 평균 체중 99.3kg을 기준으로 6.9kg 감량에 도움을 줬다. 1mg 용량의 경우 6kg이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마글루타이드가 트루리시티와 경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노보노디스크는 트룰리시티가 미국에서 3mg과 4.5mg 라벨을 추가한 이후 2mg 고용량 복용승인을 신청했지만 아직 FDA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한편, SGLT-2 억제제 계열 치료제인 엠파글리플로진과 다파글리플로진 역시 새로운 연구결과를 제시하며 당뇨병 치료에 중심에 있음을 확인했다.
엠파글리플로진의 경우 대규모 리얼월드데이터(RWD)를 분석한 EMPRISE 연구의 중간 결과와 랜드마크 임상인 'EMPA-REG OUTCOME'의 새로운 분석 결과 등을 발표했다.
먼저 DPP-4 억제제 대비 엠파글리플로진의 심혈관계 질환 혜택을 평가한 EMPRISE 연구의 중간분석 결과 심혈관계 질환 유무에 관계없이 제2형 당뇨병 환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의 상대적 위험을 45% 감소시키고,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의 상대적 위험을 29%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심근경색, 뇌졸중 및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의 복합 상대적 위험이 33% 감소시켰으며, 투석이 필요한 급성 신장 손상 위험을 51% 줄였다.
이와 함께 엠파글리플로진의 체액량 감소 효과가 24주 동안 유지됐다는 데이터도 발표됐다.
현재 SGLT2 억제제가 혈액 내 과도한 당과 나트륨을 신장을 통해 배출함으로써 체액량을 감소시키고 혈당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연구를 통해 장기간 체액량 감소 효과 유지를 통해 기전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연구진의 평가다.
다파글리플로진의 경우 당뇨병 예방효과를 다시 한 번 검증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포시가의 신부전 예방 효과를 확인한 DAPA-CKD 연구에서 비 당뇨병 환자의 당뇨병 이환율을 분석한 하위 분석 결과 중앙 추적관찰 기간 2.4년 시점에서 비 당뇨병(당화혈색소 6.5%이하) 신부전 환자 중 3.0%가 당뇨병으로 진행됐다.
이는 위약군의 4.7%보다 당뇨병 이환율이 38% 더 낮게 나타난 것이다. 이밖에도 연구에서도 당뇨병으로 진행된 환자의 90%는 당뇨병 전단계(당화혈색소 5.7~6.4%) 환자인 것으로 조사돼 당뇨병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제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또한 코로나 입원 환자에 대한 다파글리플로진 투여 우려에 대해서도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입원환자에 대한 혜택을 강조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코로나 확진 혹은 의심으로 입원한 환자 12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시가군은 위약군과 비교해 내약성이 좋았고 중증 이상반응 발생 수가 적었다. 이 같은 결과는 2형 당뇨병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밖에도 다파글리플로진은 GLP-1 유사체를 함께 투약한 경우, GLP-1 유사체를 투약하지 않는 경우보다 신기능 악화 속도가 둔화됐다는 분석결과도 내놨다. 이와 관련해 연구진은 GLP-1 유사체가 급속하게 진행하는 당뇨병성 신장질환 환자에서 신장을 보호하는 데 있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용화 가능성은? 심혈관 보호 효과까지 '장착'
전세계에서 시판 중인 대사질환 분야 치료제들은 장기 추적 관찰시 심혈관계 질환 유발 가능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심혈관계 안전성은 약물의 글로벌 경쟁력을 배가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첫 공개된 한미약품의 당뇨병신약(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 관련 임상은 개발의 막바지 단계에서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될 전망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글로벌 임상 3상은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군과 비교한 AMPLITUDE-M ▲메트포르민으로 혈당 조절이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트루리시티와 비교한 AMPLITUDE-D ▲심혈관 보호 효과를 살핀 AMPLITUDE-O 임상이 진행중이다.
ADA에선 두 가지 임상이 공개됐다. AMPLITUDE-O는 28개국 344개 지역에서 제2형 당뇨환자 혹은 심혈관 질환자 4076명을 대상으로 매주 에페글레나타이드 4mg 혹은 6mg 또는 위약을 투여해 효과를 비교했다.
결과를 보면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약군은 위약군 대비 혈당과, 혈압 조절, 체중 감소 효과 외에 주요 심혈관계 질환 발생율 27%, 신장질환 발생율 32%까지 통계적으로 우월한 감소가 관찰됐다.
제2형 당뇨병 환자 406명을 대상으로 한 최대 56주차까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효과/안전성을 살핀 AMPLITUDE-M 임상도 장기간 우수한 혈당조절 및 체중감소 효과를 보였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앞서 사노피로부터 권리반환 통보를 받은 바 있다. 당뇨병 치료제로서 주1회 주사제 트루리시티가 시장을 선점하면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시장성이 약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반면 SGLT-2 억제제가 당뇨병 치료제로 시작해 심부전 및 신장약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이번 임상은 새로운 적응증 발굴 및 심혈관 혜택을 가진 경쟁력있는 당뇨병 치료제로서 재평가될 가능성을 가진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임상은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또 다른 혁신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글로벌 임상 3상을 통해 입증된 신약의 잠재력을 확대하고 구체화하는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감염병 대응 수단=당뇨병 관리…상관성 집중 조명
올해 ADA는 코로나19와 당뇨병과의 상관성을 집중 조명하는 학술 세션을 대거 마련했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한 사람의 약 40%가 당뇨병 환자라는 점은 당뇨병 예방 및 관리가 감염병 대응에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실제로 25일 발표된 연구는 감염병 대응의 수단으로 만성질환의 적절한 관리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미국 텍사스대 연구진이 369명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환자를 정상 혈당(5.7% 미만 A1C), 당뇨전단계(5.7~6.5%), 당뇨병환자(6.5% 이상)으로 나눠 증세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적절히 관리되지 않은 당뇨병 환자는 장기부전평가(qSOFA) 수치 및 입원기간에서 약물로 적절히 당뇨병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 대비 예후가 좋지 않았다.
특히 혈당 수치가 낮은 환자들일 경우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이 적고 입원 기간이 짧았다. 연구진은 "당뇨병이 관리되지 않거나 약물 처방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은 환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2.4배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일본에서 수행된 코호트 분석도 유사한 결론에 도달했다. 오사카 지역 102명의 코로나 감염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중증으로 증세가 악화되는 환자의 70% 이상이 고혈당을 나타냈다. 연구진은 "코로나19와 당뇨병의 결합이 세계 보건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미래 유행병은 예측할 수 없지만, 당뇨병은 효과적으로 관리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당뇨병 예방의 중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 강화시킨다"고 설명했다.
▲피부 삽입형 CGM 시대 개막…"효용 확인"
삶의 질 측면에서 효용을 가진 신 기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차세대 연속혈당측정기로 꼽히는 에버센스(Eversense XL)의 장기 안전성을 살핀 PROMISE 임상 결과가 28일 공개됐다.
2세대 에버센스XL은 상부 팔에 삽입해 최장 6개월까지 혈당을 측정하는 피부 삽입형 기기로 2018년 미국 FDA에서 승인된 1세대의 90일 작동 기간을 최장 180일까지 늘렸다.
PROMISE 임상은 1~2형 당뇨병 환자 181명을 대상으로 180일까지 센서의 화학 반응을 포함하는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했다. 분석 결과 에버센스의 혈당값 정확도(Mean Absolute Relative Difference, MARD)는 9.1%, 8.5%로 외부에 장착하는 CGM 기기와 유사한 값을 나타냈다.
당화혈색소 수치의 악화는 없었으며, 약간의 개선이 관찰됐다. 기기 삽입 또는 제거와 관련한 심각한 이상반응 및 부작용도 없었다. 가벼운 피부 감염은 2건으로 전체 삽입·제거 시술 558건 중 1.1%와 0.36%의 감염률을 보였다.
자동 인슐린펌프 기기도 2세 이상의 소아에 적용될 가능성이 제시된다.
27일 발표된 연구는 웨어러블 방식 인슐린펌프 옴니포드(Omnipod 5)를 2~5.9세 소아 80명에 적용해 3개월간 혈당 수치 조절 여부를 살폈다.
연구 결과 평균 당화혈색소(A1c)는 3개월 동안 기준치 7.4%에서 6.9%로 감소했고 목표 A1c를 7% 미만으로 달성한 비율은 기준치 31%에서 54%로 상승했다.
낮은 A1c를 가진 55명에서도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지만 특히 A1c가 8% 이상인 25명에서 감소폭이 더 컸다. 3개월간의 관찰 기간 동안 심한 저혈당증이나 당뇨병성케톤산증 발생은 보고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