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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교수가 비대면진료가 필요하다고 보는 이유

발행날짜: 2022-05-07 05:20:00

보건의료연구원-빅데이터연구회 포럼서 비대면진료 가능성 제시
의료정책연구소 문석균 실장, 의료쇼핑 의료전달체계 붕괴 우려

"환자 신원만 확인이 된다면 환자를 대신해 가상현실에서 아바타가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코로나19는 환자들의 생활패턴에 이어 진료패턴도 바꾸고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김광준 교수(노년내과)는 6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빅데이터임상활용연구회가 공동 주최한 '비대면 의료서비스 적용 전략'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의료현장 비대면진료가 왜 필요한지 몇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폭발적인 증가에 따라 보건의료 재정을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졌다"면서 그 해법을 디지털헬스에서 찾을 수 있다고 봤다.

의료라는 특성상 비용을 절감하면 질이 저하되는 상관관계가 있어왔지만, 최근 기술의 발달로 의료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의료의 질을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광준 교수는 비대면진료가 필요한 이유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의료인력난도 비대면진료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로 꼽았다.

산부인과 등 외과계는 전공의를 찾아볼 수 없게 된 지 오래. 지금까지는 전공의를 전임의 등 또다른 의료인력으로 대체했지만 앞으로는 사람이 없으면 이를 대체할 '디지털 기술'을 찾아야한다고 했다.

의료현장에 PACS가 도입되기 이전에 인턴 업무의 80%이상이 환자 정보 서류 등을 옮기는 등이 차지했지만 PACS라는 기술이 들어오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게 됐다. 이 사례만 보더라도 디지털 기술은 의료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기술의 발달은 진료의 패턴도 바꾸고 있다"면서 "비대면진료 중 대화 내용을 기록하는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기술 즉, 사람의 말을 텍스트로 전환하는 기술이 의료현장에서 적용가능한 수준으로 진화 중"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이유는 환자의 욕구다. 한국을 제외한 전세계 국가들은 최근 급성기 병상 수가 감소하는 대신 홈케어로 전환하고 있다. 환자들이 이동하는 대신 비대면으로 홈케어 의료서비스를 원하는 욕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세브란스병원에 진료받으러 오고, 가는데 12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3분 진료를 받기위해 그 시간을 들여서 오는 게 환자에게 효과적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비대면진료의 장점을 활용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최근 증권사들의 보고서를 보면 메타버스 등 가상현실 활용이 가능한 분야 1위가 의료였다"며 "앞으로 병원이 아닌 장소에서의 진료행위는 빠르게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에서 비대면의료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이 있는 유비케어 최준민 상무이사는 "2000년 초반부터 20년이 흐른 2022년 현재까지 정부는 수차례 다양한 명칭으로 비대면진료를 시도했지만 상용화된 것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기술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핵심은 의사의 참여"라며 "의사 입장에서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인가에 대한 고민이 적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비대면진료에서 의사들의 참여를 이끌려면 임상적으로 환자에게 어떤 장점이 있는지를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의협 문석균 연구조정실장

이날 다수의 패널은 비대면진료의 긍정적인 측면이 언급했지만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문석균 연구조정실장(중앙대병원)은 신중론을 펼쳤다.

문 연구기조실장은 "비대면진료를 활성화했을 때 의료쇼핑이 우려스럽다"라며 "의료쇼핑에 대한 장치가 없다면 결과적으로 국민들은 상당한 비용을 지불해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비대면진료로 인해 의료전달체계도 붕괴시킬 수 있다고 봤다. 현재는 1차, 2차, 3차라는 의료전달체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비대면진료로 부산의 환자가 서울의 의료진을 쉽게 만날 수 있게되면 결국 대형 대학병원과 대형 업체만 생존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의료전달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법적인 장치가 보이지 않는다"라며 "비대면진료가 환자 치료에 있어 안전하고 올바른 것인지 고민하고 접근해야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포럼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보건복지부 고형우 과장은 "앞서 패널들의 지적처럼 지난 30년간 지지부진했다. 이제 추진해도 성급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대상자를 제한하는 등 의료계 우려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비대면진료는 코로나19로 인한 한시적 허용으로 470건, 재택치료로 550만건 총 1천만건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환자 안전성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는 "의료계, 환자단체, 전문가 등 의견을 수렴해 의료계도 약계도 우려하지 않는 비대면진료의 제도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