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동안의 논란에 대한 소명이 이뤄지자 의사출신 장관이라는 장점이 부각되는 상황이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부터 각지 시도의사회들이 잇따라 성명서를 내고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를 지지하고 있다. 지난 7~8일 대구·경북·광주·전남·전북·인천·부산·울산·경남·제주·대전·충북·충남 등 13곳의 의사회에 이어 이날 서울시의사회가 동참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하루 앞두고 시도의장단을 중심으로 정 후보자를 지지하기로 뜻이 모인 모습이다.
그동안 정 후보자는 자녀 특혜 의혹 등으로 곤혹을 앓았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큰 결격사유가 발견되지 않았고 윤 정부에서 인선을 강행하려는 기류가 형성되자 의료계가 지지성명을 본격화한 것.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보건의료 안전망 구축이 중요과제로 떠올랐고, 필수의료과 및 기피과 문제가 심화하고 있어 의료계 입장에서도 의사출신 장관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현장 혼란을 겪으면서 의료계 내부에서 의사출신 장관을 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며 "그동안의 소명절차에서 큰 문제가 드러나지 않아 의사 출신의 장점이 부각됐고, 시도의사회 성명은 이런 의료계 요구를 피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사회들은 정 후보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는 등 코로나19 대유행 상황 수습의 주역으로 활약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경증·중증 환자 진료 운영체계의 틀을 잡았고, 의료진과 의료물품을 전폭적으로 지원한 바 있다는 설명이다.
필수의료과인 외과 전문의로 임상 경험이 풍부해 의료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깊은 것도 지지사유로 꼽았다.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여러 의료 현안에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다.
지방 국립대병원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지역 간 의료 불균형 문제 해법 및 지역의료 확충, 국립대병원의 역할에 대한 청사진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여러 분야와 직역이 협업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복지부의 특성을 고려하면 정 후보자 인선이 적합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는 경북대병원에서 여러 보직을 맡으면서 갈등을 중재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으며 진정성 있는 통솔력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이들 의사회는 정호영 후보자에게 취임 즉시, 공공의료 정책의 미비점을 보완하고 필수의료 정책, 응급의료체계 정비, 건강보험 지출 균형 등의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가의료전달체계 개편 및 지역적 의료혜택 격차 해소 등 장기과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의사회는 "정 후보자는 새 정부가 추진하려는 보건의료와 복지 정책을 시행하기에 적합한 인사"라며 "국회는 조속히 청문보고서를 채택해 향후 국정 운영이 차질을 빚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