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TAVI)이 70세 이상의 단순 고연령 환자에서도 개흉 수술에 비해 안전성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술에 부적합한 환자나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성 연구에서도 성과를 보인데 이어 개흉수술과의 선택지가 있는 환자에게도 충분히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현지시각으로 17일 미국의사협회 국제학술지 JAMA에는 TAVI와 개흉수술의 안전성을 비교하는 대규모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결과가 게재됐다(10.1001/jama.2022.5776).
TAVI는 과거 개흉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위험이 지나치게 높은 환자에 대한 대안적 수술법으로 활용돼 왔다. 개흉 수술보다 덜 침습적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마지막 선택지였던 셈이다.
하지만 세대를 거쳐 안정화된 TAVI 장비들이 나오면서 상황은 역전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2002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다양한 무작위 임상시험을 통해 TAVI는 고위험군에 대해 개흉수술과 거의 동등한 안전성을 지닌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번에 진행된 연구는 여기서 영역을 넓혀 개흉수술과 TAVI간에 선택지가 있는 고연령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임상이다. 수술이 힘든 환자를 넘어 고령 등 약간의 위험 요소가 있는 환자들에게도 TAVI가 유리한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영국 레스터대 윌리엄 토프(William Toff)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70세 이상 대동맥 협착증 환자 913명을 대상으로 개흉과 TAVI에 무작위 배정하는 방식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에서 TAVI는 4.6%, 개흉수술은 6.6%로 안전성과 유효성 측면에서 TAVI와 개흉수술간에 통계적 차이가 없었다.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고위험군 환자가 아니더라도 TAVI가 개흉수술의 대안으로 충분히 활용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특히 TAVI는 입원 기간에서 개흉수술에 비해 큰 장점을 보였다. TAVI를 받은 환자는 평균 3일만에 병원에서 퇴원해 개흉수술(8일)에 비해 월등하게 짧았기 때문이다.
1년간 주요 출혈 사건도 마찬가지 결과를 보였다. 개흉수술을 받은 환자는 평균 20.2%가 출혈 사건을 겪었지만 TAVI를 시행한 환자는 평균 7.2%에 그쳤다. 통계적으로 보면 출혈 위험이 무려 67%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혈관 합병증 부분에서는 TAVI가 개흉수술에 비해 불리했다. 개흉수술의 경우 혈관 합병증을 겪은 환자가 2.4%에 불과했지만 TAVI의 경우 10.3%로 유의하게 많았기 때문이다.
윌리엄 토프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 TAVI는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고위험군에게 매우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라는 점을 증명했다"며 "여기에 넘어 이번 연구를 통해 위험이 낮아 개흉수술과 TAVI 중 선택지가 있는 환자에게도 유용한 방법이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TAVI를 받은 환자는 개흉수술을 시행한 환자보다 6주째에 심장의 기능과 출혈 사건, 삶의 질 면에서 더 큰 개선이 있었고 이는 1년 후에도 여전히 이어졌다"며 "수술 위험이 낮은 환자에게도 TAVI가 충분히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은 환자들에게 큰 희소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