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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원, 환자 줄었지만 고용 확대 "인건비 1.5배 이상 증가"

발행날짜: 2022-05-23 05:30:00

[디비디비딥]의료기관 보건의료인력 현황 데이터 분석
상급종병 11%·의원 2.5% 증가 "감염위험 수당 등 인건비 부담 커"

코로나19 대유행이 이어지면서 환자 숫자는 감소했지만 일선 의료기관은 고용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증가하는 최저시급에 맞춰 인건비도 덩달아 늘어난 데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라는 별도의 수당까지 감당하는 현실에 처해 있었다.

메디칼타임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종별 의료인력 현황 데이터를 통해 코로나19 대유행이 지속되던 지난해 병원 근무 보건의료인력 변화를 분석했다. 데이터는 매년 4분기 기준 수치를 사용했다.

의료인력 데이터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이외에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치과기공사 및 위생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영양사, 조리사, 원무담당, 안경사, 기타종사자 등의 직군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공개된 데이터 분석 결과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환자의 의료이용률이 감소했지만 병의원이 채용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포함한 보건의료인력 숫자는 증가했다.

코로나19 대유행 2년 차에도 환자들은 의료기관을 찾지 않았다. 지난해 개원가 진료건수는 4억7059만건으로 전년도 4억8002만건 보다 2% 줄었다.

병원급 진료건수는 지난해 1억8674만건으로 전년도 1억7914만건 보다 4.2% 늘었지만 2019년 진료건수인 2억154만건에는 한참 못 미친다.

그럼에도 의료기관은 채용을 확대했다. 종별로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 보건의료인력은 10만4546명으로 전년도 4분기 보다 11.7%나 증가했다. 종합병원 역시 지난해 15만2420명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이는 전년 보다 5% 늘어난 숫자다.

의료기관 근무 보건의료인력 변화(단위: 명)

병원과 요양병원은 지난해 인력이 각각 2553명(-2.7%), 4773명(-5.4%)이 줄었는데, 요양기관 분류로 '정신병원'이 새롭게 생기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을 고려했을 때 채용이 감소했다고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 새롭게 생긴 정신병원도 있지만 기존 병원과 요양병원이 정신병원으로 기관이 분리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통계에 잡힌 정신병원에서 근무하는 전체인력은 1만825명으로 나타났다.

개원가도 채용을 확대했다. 지난해 의사를 제외한 근무 인력은 14만3505명으로 전년도인 13만9903명 보다 2.5% 정도 늘었다.

의료기관의 주요 보건의료인력인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만 따로 떼어놓고 봐도 채용은 늘었다. 의료기관은 가산수가가 있는 인력이 아니면 근무 인력 신고를 꼭 해야 할 의무가 없다. 그렇다 보니 공개된 전체인력 숫자의 60% 이상 비중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숫자였다.

상급종합병원 근무 인력이 가장 많이 늘었는데 지난해 상급종병에서 일하는 일반간호사는 6만4337명으로 전년보다 14.8% 증가했다. 간호조무사도 3461명으로 17% 늘었다. 종합병원 역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인력은 5~6% 증가했다.

간호사 보다 간호조무사 인력이 더 많은 의원급 역시 고용은 늘었다. 의원 전체인력에서 간호조무사는 61% 정도 차지하는데 지난해 8만8667명으로 1.8% 증가했다.

일선 의료기관은 고용 확대에 따라 인건비 부담도 커졌다고 호소하고 있다.

고용이 늘어난 만큼 인건비 부담도 높아졌다. 지난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8720원으로 2020년 8590원 보다 1.5%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상황을 감안해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은 인상률이긴 하지만 늘긴 늘었다. 여기다 코로나19 감염 위험도에 따른 위험수당, 행정업무 증가에 따른 수당 등 추가 지출이 더해졌다.

내과 개원의인 지역의사회 임원은 "최저임금도 올랐지만 전반적으로 인건비가 높아졌기 때문에 직원 월급을 최저임금 인상률 이상으로 안 올릴 수가 없었다"라며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는 감염 위험 때문에 사람을 구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염에 대한 위험수당을 더 지급하는 등 비용 부담이 아무래도 더 커졌다. 인건비가 전년보다 1.5배는 더 늘었다"라며 "외부에서는 진료비도 늘고 손실보상도 많이 받았다고 하지만 코로나 유행 1년 차 때 폭락한 것을 회복할 정도는 아닌 상황에서 인건비 지출은 예년보다 더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원들 역시 인건비에다 방역물품 구입비, 감염관리료 등 고정비용 지출이 늘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코로나로 병원들 상황이 어려웠음에도 인력 추가 투입이 이뤄졌고, 인건비는 기본적으로 늘어나는 것"이라며 "임금인상률까지 반영하면 병원의 비용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