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바이오‧의료기기 분야가 주목받으면서 덩달아 대학병원에서도 산업화 붐이 일어나고 있다.
대형 제약사부터 바이오, 의료기기 신생 기업을 유치해 임상연구의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한 복안으로 벌써부터 대학병원 간의 경쟁까지 벌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주목을 받는 곳을 꼽는다면 단연 가톨릭중앙의료원(CMC)이다.
24일 가톨릭중앙의료원은 기초 의학 중심 메디컬 산‧학‧‧연‧병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목표 아래 건설한 '옴니버스 파크'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옴니버스 파크의 특징은 CMC와 서울성모병원이 위치한 반포단지에 위치함에 따라 한 단지 내에서 의학 교육부터 연구, 임상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국내에서 손꼽히는 서울성모병원이 지근거리에 있다는 점에서 치료제, 의료기기 개발 및 연구에 장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 연구시설을 옴니버스 파크에 입주시킨다면 임상연구 면에서 서울성모병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같은 매력에서인지 CMC 내 교수 창업기업뿐만 아니라 대형 제약사, 바이오벤처 등 20개 가까운 기업이 옴니버스 파크 입주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대형 제약사로는 보령이 단연 손꼽힌다. 보령의 경우 CMC 내 교수 창업기업인 바이젠셀(김태규 교수)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과거 인연이 있는 제약사다. 여기에 보령바이오파마 또한 CMC 내 교수 창업기업인 루카스바이오(조석구 교수)에 투자한 전례도 있다.
여기에 종근당과 한미약품, 삼일제약, JW생명과학 등도 옴니버스 파크 입주를 예고했다.
또한 바이젠셀, 루카스바이오, 탑셀바이오, 입셀, 서지넥스, 옴니아메드, 펩스젠, 다림티센, KMD바이오, 진코어 등 CMC 교수 창업기업과 더불어 바이오벤처들도 입주해 임상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CMC 관계자는 "옴니버스 파크는 임상공동연구를 위한 최적의 연구 거점으로 판단한 기업들이 입주했다"며 "국내 최초 원스톱 산‧학‧연‧병 클러스터가 완성되는 셈"이라며 "의과대학과 간호대학도 옴니버스 파크에 입주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의학교육과 병원, 연구소, 기업이 공존하는 실질적인 공동연구 체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메디칼 융복합 공간으로 인프라가 활용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기업들과 손잡은 대형병원들…연계 가속화
이에 뒤질세라 다른 대학병원들도 기업들과 연구에 협업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 입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려대의료원의 경우도 지난해부터 의료기술 산업화 단지 성격으로 정릉에 '메디사이언스파크'를 운영 중이다. CMC와 마찬가지로 산하 교수들 창업기업들을 비롯해 주요 바이오벤처들이 입주해 임상연구에 나서는 형태다.
지난 4월 기준 고대의료원 메디사이언스파크 입주 현황을 보면, 지에이치팜(박길홍 교수), 휴니버스글로벌(이상헌 교수), 틸더(주형준 교수), 마이크로메디옴(윤원석 교수) 등 교수 창업 기업들이 입주했다.
동시에 셀랩메드, 디알나노, 브랜드콘텐츠 등 바이오 및 디지털 헬스케어 벤처 회사들이 메디사이언스파크에 입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백신연구에 있어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100억원을 기부해 설립한 '정몽구 백신혁신센터'가 위치해 메디사이언스파크의 강점으로 통하고 있다.
이에 더해 고려대의료원은 최근 2차 모집을 통해 추가 입주기업을 찾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마찬가지로 빅5에 속하는 연세의료원이나 삼성서울병원 등도 최근 교수 창업을 중심으로 산‧학 협력을 위해 적극 지원하고 있다.
실제로 의료계 많은 전문가가 이런 시스템을 갖춘, 이른바 의료기술 산업화 단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통해 대학병원과 의대의 의료기술을 바탕으로 한 산업화 생태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진료뿐만 아니라 임상연구와 그에 따른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개발 성과가 대학병원의 경쟁력으로 평가받는 시기가 다가옴에 따른 포석으로 풀이된다.
고대안암병원 김병수 임상시험센터장(혈액종양내과)은 "의대와 병원을 아우르는 의료원이 중심을 잡고 의료기술 산업화 생태계를 갖춰야 한다"며 "기존까지는 대학병원 중심이 된 연구, 개발 생태계가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연구와 제품 생산까지 한꺼번에 진행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