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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 수가협상 구조에 반기 든 개원가…보이콧 확산되나

발행날짜: 2022-06-08 05:20:00

결렬 시 인상률과 타결 시 인상률 달라…"근거 없는 조삼모사"
수가협상 신뢰 무너진 의료계…"개선 위해 모든 유형 뭉쳐야"

건강보험공단 재정위원회가 이중 협상안으로 특정 유형의 타결을 압박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의료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개원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유형의 수가협상 보이콧 참여를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개원의협의회 주도로 각 진료과의사회의 수가협상 규탄성명이 이어질 전망이다. 스타트를 끊은 것은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다. 의사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수가협상 구조는 근본적으로 잘못됐으며 이를 폐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재정위원회 이중 협상안 논란으로 수가협상에 대한 의료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는 2023년도 수가협상에서 재정위원회가 내년 추가소요재정(밴드)을 정하면서 특정 유형에 이중 협상안을 제시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

대개협 김동석 회장에 따르면 이번 수가협상에서 재정위는 결렬 시 인상률과 타결 시 인상률 차이를 크게 설정해 합의를 종용했다. 의원유형으로 예시를 들면 결렬 시 인상률을 2.1%, 타결 시 인상률을 2.6%로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결과적으론 기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조삼모사식 제안이지만, 0.5% 차이는 사실상 거절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특히 지난 2년 간 수가협상이 결렬됐던 병원·치과유형은 이 같은 제안을 울며 겨자 먹기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결렬을 선택한 개원가에선 수가협상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수가협상이 의도적으로 인상률을 낮게 설정해 특정 유형의 결렬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보전한 재정을 다른 유형에 몰아주는 식으로 이뤄졌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한 개원의는 "SGR 모형 자체도 문제가 많지만 이를 통해 정해진 인상률을 별다른 이유 없이 결렬 시 내려가고 타결 시 올라가도록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재정위는 이번 수가협상 인상률이 무엇을 근거로 달라졌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꼬집었다.

공급자단체의 재정위 참여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의 수가협상도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는데 이중 협상안이라는 수단까지 등장해 억제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공급자단체도 재정위에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해서 나왔지만 실질적인 결과물은 없었다"며 "공단 산하 제도발전협의체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수가협상 보이콧 선언에 이어 대한의사협회에 이 같은 방식에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 검토해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또 수가협상 개선을 위해 다른 유형 단장들에게 보이콧 참여를 제안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인상률이 일방적으로 정해지는 것도 문제인데 이를 이중으로 만들어 협상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정말 부당하다. 앞으로도 매년 모든 유형이 돌아가면서 이 같은 일을 당하게 될 것"이라며 "어차피 결렬돼도 나라가 정해주는 인상률이 있다. 수가협상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모든 유형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