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톡톡! 개원가 ⑤ 유전학연구소 운영 고려산부인과
얼어붙은 개원시장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개원 경쟁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불황 속 개원의들에게 새로운 개원모델을 제시하고자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성장가도를 걷고 있는 개원가를 소개할 예정이다. <톡톡! 개원가>는 매주 금요일 연재된다.
서울 서초구 반포 쇼핑센터 내 고려산부인과는 분만은 하지 않는 작은 산부인과 개원가다.
그나마 있는 부인과 외래진료도 하루 10건 미만으로 산부인과의원이라고 써 붙인 간판보다는 연구소라는 간판이 어울린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 인근 쇼핑센터 내 개원한 지 3년째인 허석준 개원의(49)는 "서울·경기지역 산부인과 개원의가 저희 산부인과의 고객"이라며 태아 기형검사 클리닉으로써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직접적인 산과 진료를 보는 것은 아니지만 산과진료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태아 기형검사를 맡고 있다.
허 개원의는 "산부인과 원장들이 산전검사 중 태아기형검사를 실시할 때는 나에게 의뢰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외래환자를 덜 보는 대신 기형검사로 의원을 운영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도 처음부터 태아기형검사 클리닉으로 개원한 것은 아니었다.
97년도 고양시 산부인과 개원의로 있을 때까지만해도 밤낮없이 분만 환자를 받았지만 몸도 마음도 지친 그는 유전학을 공부하기 위해 마흔살에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으로 가기 전 차병원 유전학 연구소에서 1년, 미국에서 1년 총 2년간 유전학에 대해 공부를 마친 그는 경력을 토대로 특화된 개원가를 꾸린지 3년째, 이제 태아기형검사 분야에서는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샬로머제도 확대로 출산 문화 바꿔
허 원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일은 기형검사 이외에도 샬로머제도 도입을 통한 우리나라의 출산 문화 변화다.
그는 산모 중심의 산과진료에서 벗어나 산모중심, 태아중심의 산과 진료가 이뤄져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산부인과 전문 병원에서의 적극적인 도입이 필요하지만 아직 사회적 인식부족으로 생각보다 쉽게 확산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허 원장은 "미국에서 공부를 할때 분만 과정을 지켜보면서 출산 방법에서 큰 차이를 느꼈을 때 상당히 충격적이었다"며 "산모 한명, 한명에게 세심하게 접근하고 진료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나라도 바뀌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가 산부인과 전문병원을 중심으로 확대시키고 있는 '샬로머제도'는 산모의 산전 운동, 마사지, 출산까지의 과정 중 상담 및 교육을 전담해주는 것을 말한다.
샬로머 서비스 가입비는 15~30만원선이며 가입함과 동시에 출산까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허 원장은 "아직 홍보 부족으로 이를 도입한 병원에서 전체 산모의 20~30%만이 가입해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일단 이 서비스를 받는 산모들은 높은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샬로머제도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병원 이미지가 상승되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샬로머제도 자체가 산모 위주의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환자 중심의 병원이라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샬로머 양성, 산부인과로 대거 유입 계획
취지도 계획도 좋지만 문제는 산부인과 전문병원장들의 바뀌지 않는 인식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샬로머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조직개편은 물론 샬로머 교육을 받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월급 인상, 능동적 직원 양성 등 모든 것이 병원장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게 사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허 원장은 병원 서비스 교육기관에 샬로머 양성 프로그램을 끼워넜고 샬로머를 양성하는 방안을 찾아냈다.
다수의 샬로머가 전국의 산부인과로 확산되면 출산문화는 자연스럽게 바뀔 수 있다는 것.
허 원장은 "우리나라도 출산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는 초반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라도 과감히 병원장들이 과감히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태아기형 검사도 출산문화 전환이라는 큰 틀속에 하나"라며 "앞으로 산모, 태아 중심의 출산문화가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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