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소비자고발 프로그램 '불만제로'가 영·유아 필수예방접종에 대해 집중 다뤄 소아청소년과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불만제로는 1일 방송된 '제로맨이 간다 - 영유아 예방접종에 일침을 가하다'편에서 필수예방접종의 문제점을 집중 해부했다.
특히 불만제로는 의료기관의 허술한 백신관리 실태는 물론 국가부담사업으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소아청소년과의 참여가 미비한 필수예방접종의 허와 실에 대해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제보자 "백신 냉장고에 음식물도 함께 사용"
한 제보자는 자녀의 소아마비 예방접종을 위해 소아과를 찾았다가 봉변을 당했다.
예방접종을 한 날은 5월 29일인데 아이에게 접종된 백신의 유통기한은 5월 9일까지라고 적혀있는 것을 뒤늦게서야 확인한 것.
제보자는 "이게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어보려하자 의사선생님이 빨리 안가고 뭐하느냐며 소리를 질러 그냥 나왔다"며 당시의 황당했던 사례를 얘기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불만제로는 의료기관에 잠입취재, 백신냉장고에 떡볶이, 순대는 물론 음료수, 먹다남은 빵 등 일반 냉장고로 사용되고 있는 실태도 짚었다.
간호조무사 출신의 한 제보자는 "한번은 예방접종을 했는데 백신의 유통기한이 2달정도 지난 것이었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일본뇌염백신은 2번에 걸쳐 나눠서 접종하고 있었다. 일단 개봉된 백신은 언제 사용할 지도 모른 채 다른 음식물이 함께 있는 냉장고에 보관되고 있었다.
백신의 양은 1ml인데 영유아는 0.5ml만 필요하기 때문에 2번에 걸쳐서 접종하는 것이라는 게 병원 측의 설명.
그러나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일단 개봉한 백신은 한번만 사용하는 게 이상적"이라며 "개봉된 백신은 냉장 보관되는 과정에서 다른 병원성 미생물이 포함돼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불만제로 측은 "문제는 유통기한이 지난 백신을 사용해도 이에 대한 처벌조항이 없다는 것"이라면서 "백신제조과정은 약사법에 의해 엄격히 관리됨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불만제로는 의료기관의 값비싸고 허술한 백신관리 실태와 보건소의 값 싸고 철저한 백신관리 실태를 비교했다.
아직까지 보건소라고 하면 낙후된 시설이라고 생각하지만 값도 저렴하고 백신 냉장고 또한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어 늘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에 백신 유통기한 사고도 적다고 했다.
소아청소년과 빠진 영·유아 필수예방접종 지적
뿐만 아니라 의료계에서도 문제가 됐던 소아청소년과의 필수예방접종 불참에 대해서도 칼을 들이댔다.
불만제로는 필수예방접종 해당 의료기관 100곳을 선정한 결과 50곳만이 참여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이번사업에 참여 의사를 밝힌 3450개 병원 중 소아청소년과는 단 290개로 8.4%의 저조한 참여율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날 불만제로 팀에서 찾은 의료기관들은 소아청소년과가 아닌 방사선과, 정형외과 등으로 "아직 구비해놓지 못했다" "지정 병원이 아니다" "8종 필수예방접종 중 1가지만 접종 가능하다"는 등 다양한 이유를 대며 접종을 거부하는 현장이 그대로 포착됐다.
필수예방접종을 하지 않는다고 밝힌 한 개원의는 "보건소에서는 무료로 접종해주는 것을 의료기관에서는 30%할인된 가격에 접종하면 소비자들은 당연히 보건소로 가지 않겠느냐. 이런 불공평한 경쟁이 어디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지금 소아청소년과에서 정부가 100%지원할 때까지 필수예방접종 사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아니냐"며 "개인적으로는 이번 필수예방접종 사업에 등록했지만 인근 소아청소년과에서 난리쳐서 시행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방송 말미에 오상진 아나운서는 "소아청소년과는 현재 필수예방접종에 대한 정부지원이 30%에 머무르고 있어 100%지원이 안될 것을 우려해 참여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며 접종비가 전액 지원되면 참여하겠다는 게 소아청소년과의 입장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