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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쌍벌제' 소위 통과에 의료계 동향 주시

이석준
발행날짜: 2010-04-23 06:46:13

"당연한 일" "처방약 바꾸면 어쩌나" 반응 갈려

쌍벌제 법안이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하며 도입이 유력해지자, 제약업계는 이 법안이 자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판알 튕기기에 여념이 없다.

일부 회사는 이번 쌍벌제 통과가 해묵은 리베이트 문제를 청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는 반면, 일부는 신종 리베이트 등장, 오리지널로의 처방 변경 등 변화될 환경에 불안한 기색이다.

법사위는 지난 22일 리베이트를 받은 의료인에 대한 처벌조항을 1년 면허자격 정지와 2년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쌍벌제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간 리베이트 주는 제약사는 약사법을 통해 처벌하고 있으나,받는 의약사를 처벌하는 법은 따로 없었다.

먼저 쌍벌제 통과를 환영하는 제약사 입장은 이렇다.

국내 A사 관계자는 "쌍벌제는 애초에 시행됐어야 했다"며 "주는 자는 처벌받고 받는 자는 죄가 없는 법이 세상에 어딨냐"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의사협회에서 (쌍벌제가 도입되면) 처방약을 모두 오리지널로 바꾼다고 하고, 병의원에 제약사 영업사원 출입을 막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는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오리지널 등 고가약을 사용하면 당연히 정부에서 제제가 들어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내 B사 관계자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쌍벌제 법사위 통과는 그 의미만으로도 높이 살 만하다"며 "이번 계기로 리베이트가 근절돼 서로 얼굴 붉힐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쌍벌제가 도입되면 신종 리베이트 등 각종 부작용이 난무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이도 있었다.

국내 C사 관계자는 "분명 신종 리베이트가 출몰할 것"이라며 "오늘 법사위 통과 내용을 보면 벌금 최고액이 기존 1억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내려갔다. 결국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은 만들어놓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며 평가절하했다.

국내 D사 관계자도 "장기간은 아니더라도 제약사 영업사원 병의원 방문 금지, 오리지널 처방 변경 등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국내 E사 관계자는 "의사들은 자존심을 건드리면 집단행동을 잘 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며 "오리지널로 처방을 일시적이라도 변경하면 우리같은 중소제약사는 피해가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F사 관계자는 "딱 까놓고 얘기하면, 여태껏 의약품 처방을 위해 별 짓 다했다. 쌍벌제 도입으로 처방을 바꿔버리면 한마디로 배신"이라며 "리베이트 없애려고 하다가 외국기업에게 로열티 줄 일 있냐"며 격양된 목소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