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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한미, '내우외환' 속앓이

이석준
발행날짜: 2010-05-10 06:46:49

실적 부진 장기화에 의료계 불매 운동 집중포화

한미약품
의약분업 이후 승승장구하던 한미약품이 내우외환에 빠졌다.

내부적으로는 실적 부진에 몸살을 앓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쌍벌제 도입에 적극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의료계 불매운동의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약품이 좌초될 위기에 빠진 것 아니냐"는 극단적인 표현도 서슴치 않았다.

먼저 이 회사의 1분기 실적은 매우 나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78.8%, 81% 크게 줄었다. 그 사이 매출액은 1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9%를 기록, 1000원 어치를 팔아 고작 19원만 남겼다.

작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40,6%, 28.9% 줄어든 데 이은 계속된 부진이다.

회사측은 공격적인 R&D 투자와 환율 하락을 실적 부진 이유로 답했지만, 업계 대부분은 정도 영업에 따른 휴우증이라고 입을 모은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올초 '2010 경영전략 기자간담회'에서도 정도 영업을 강조한 바 있다.

외부적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의료계가 이 회사의 약 처방을 꺼리고 있다.

의료계 인사들의 말을 빌리면, 쌍벌제 도입에 적극 개입했다고 의혹받는 5개 제약사(유한양행, 한미약품, 안국약품, 동아제약, 대웅제약)가 불매운동 기업이다.

의료계에서 '의료계 5적' 또는 '유한안동대'(회사 첫 글자만 따서)라고 부르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특히 한미약품이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한 의료계 인사는 "그간 공격적 영업의 선두주자였던 한미약품이 태도를 180도 바꿔 리베이트 받는 의사를 처벌케 하는 쌍벌제 도입에 앞장섰다는데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이 인사는 "이상하게 만큼 의료계가 한미약품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본떼를 보여줘야 한다는 인식이 점점 퍼져나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한 인사도 "불매운동 움직임으로 당장의 실적 부진으로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의사들이 뭉친다면) 올 하반기 쯤에는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의사를 우습게 보면 어떻게 되는지 시범 케이스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자신했다.

의약분업 당시 1500억원 대에 불과하던 매출을 10년만에 6000억원(작년 6161억원) 이상으로 성장시킨 한미약품이 갑자기 불어닥친 내우외환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회사의 올 목표 매출액은 7000억원 안팎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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