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이후 승승장구하던 한미약품이 내우외환에 빠졌다.
내부적으로는 실적 부진에 몸살을 앓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쌍벌제 도입에 적극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의료계 불매운동의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약품이 좌초될 위기에 빠진 것 아니냐"는 극단적인 표현도 서슴치 않았다.
먼저 이 회사의 1분기 실적은 매우 나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78.8%, 81% 크게 줄었다. 그 사이 매출액은 1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은 1.9%를 기록, 1000원 어치를 팔아 고작 19원만 남겼다.
작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40,6%, 28.9% 줄어든 데 이은 계속된 부진이다.
회사측은 공격적인 R&D 투자와 환율 하락을 실적 부진 이유로 답했지만, 업계 대부분은 정도 영업에 따른 휴우증이라고 입을 모은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올초 '2010 경영전략 기자간담회'에서도 정도 영업을 강조한 바 있다.
외부적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의료계가 이 회사의 약 처방을 꺼리고 있다.
의료계 인사들의 말을 빌리면, 쌍벌제 도입에 적극 개입했다고 의혹받는 5개 제약사(유한양행, 한미약품, 안국약품, 동아제약, 대웅제약)가 불매운동 기업이다.
의료계에서 '의료계 5적' 또는 '유한안동대'(회사 첫 글자만 따서)라고 부르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특히 한미약품이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한 의료계 인사는 "그간 공격적 영업의 선두주자였던 한미약품이 태도를 180도 바꿔 리베이트 받는 의사를 처벌케 하는 쌍벌제 도입에 앞장섰다는데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이 인사는 "이상하게 만큼 의료계가 한미약품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본떼를 보여줘야 한다는 인식이 점점 퍼져나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한 인사도 "불매운동 움직임으로 당장의 실적 부진으로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의사들이 뭉친다면) 올 하반기 쯤에는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의사를 우습게 보면 어떻게 되는지 시범 케이스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자신했다.
의약분업 당시 1500억원 대에 불과하던 매출을 10년만에 6000억원(작년 6161억원) 이상으로 성장시킨 한미약품이 갑자기 불어닥친 내우외환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회사의 올 목표 매출액은 7000억원 안팎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