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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불행이 나의 기회' 일부 제약사 얌체상혼

이석준
발행날짜: 2010-05-13 06:46:48

의료계 특정제약사 불매운동에 편승해 판촉 '눈살'

최근 의료계 사이에서 불매운동 대상으로 거론되는 제약사들이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이 이를 역이용한 영업전술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 회사는 영업사원들이 거래처 병의원을 방문할 때, 불매운동 대상 제약사 약이 처방되는지를 묻고, 처방되고 있다면 자사의 동일 성분 약으로 변경을 유도하는 식의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

중소 A사 영업사원은 13일 "최근 한미약품이 의료계의 불매운동 대상으로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데, 아예 회사에서 한미약품 약과 대체할 수 있는 질환별 리스트를 뽑아줬다"며 "처방 변경을 유도하기 위해 틈을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영업사원은 "의료계 불매운동에 거론되는 제약사들이 대부분 상위제약사이기 때문에 병의원에서 이들 품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며 "의사들이 처방 변경 움직임을 보일 때 적극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라고 귀뜸했다.

중소 B사 영업사원도 "이미 동아제약, 한미약품, 유한양행에 질환별 약에 대한 비교 리스트를 뽑아서 기회만 노리고 있다"며 "최근 영업사원 금지령 등 악재도 있지만, 틈새는 생기기 마련이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고혈압약 등 만성질환약은 설령 불매운동에 포함된 제약사라고 해도 처방 변경이 쉽지만은 않을 거라는 견해도 많았다.

중소 C사 영업사원은 "만성질환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노인들이 많다"며 "이분들은 한 번 써보고, 약효가 잘 듣는다 싶으면 계속 쓰려는 경향이 있어 처방 변경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 예로 병원이 다른 곳으로 이전해도 그 곳까지 찾아와서 약을 타가는 환자들도 봤다"며 "불매운동이라고 하지만 처방 변경 사례가 쉽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의료계에서 불매운동 대상으로 지목되는 회사는 8곳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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