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세무검증제도’ 도입에 강력 반대하며 수용 불가 입장을 천명했다.
의사협회 장현재 의무이사는 9일 오후 3시 한국조세연구원 주최로 열린 ‘세원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책방향’ 토론회에서 “정부가 도입하려는 세무검증제도는 조세공평주의에 반할 뿐 아니라 지극히 행정편의적이고 무책임한 발상”이라며 “의료업을 주된 탈세업종으로 간주하는 인식이 전제돼 있고,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실태를 무시한 정책”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장 이사는 “의료인들은 현금영수증 의무화와 신고포상금제 도입 등 감히 수입을 누락할 수 없도록 과표가 양성화 돼있는 상황에서 단지 고소득 전문직이라는 빈약하고 설득력 없는 이유로 세무검증을 받아야 되고 검증비용을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것은 불합리한 납세협력의무 부과”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 1차의료의 근간인 동네의원의 경영이 열악한 상황에서 정부차원의 1차의료를 살리기 위한 지원육성책과 납세협력비용 경감책은 고사하고, 세무검증제도라는 새로운 형태의 규제를 만들어 추가적인 부담을 지우는 것은 의료인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불합리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장 이사는 “세무검증제도를 꼭 도입하여야 한다면 전체 업종에 대해 모두 적용해야 하고, 큰 틀에서 과세표준의 양성화 정책은 인센티브 부여와 가산세 등 페널티를 병행하면서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세원 투명성 제고를 위해 현금수입업종, 전문직종 등에 종사하는 사업자에 대해 세무사 등 세무검증확인자에게 장부 기장 내용의 정확성 여부를 사전 검증 받도록 의무화하는 세무검증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