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정기총회를 제약사 후원 없이 자체 예산으로 집행하다 보니, 솔직히 힘들었다. 돈 앞에 장사 없다더니..."
모 구의사회장의 넋두리다.
지난 11일 시작된 서울시 25개 구의사회 정기총회가 오늘(28일) 3곳을 끝으로 막을 내리는 가운데, 대다수의 구의사회는 제약사 도움을 받던 예년과는 달리 회원비로 정총을 치러냈다.
일부 구의사회는 제약사의 도움을 받기도 했으나, 이마저도 전액이 아닌 일부에 불과했다.
정기총회에 드는 예산은 대략 500만원에서 1000만원 사이.
회원 수가 많은 곳은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덜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1년에 한 번 회원들을 만나는 자리마저 존폐 위기를 걱정할 만큼 운영비가 빠듯했다는 것이 해당 구의사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모 구의사회장은 "쌍벌제 시행 후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제약사 후원을 받지 않았다"라고 운을 뗀 뒤 "하지만 예산은 한정돼 있고,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안 쓰던 돈을 쓰려니 솔직히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올해는 홈페이지 배너광고나 회비 인상을 통해 자체 예산을 늘릴 예정이다. 한마디로 고육지책인 셈이다. 돈 앞에 장사 없다더니..."라며 말끝을 흐렸다.
위험(?)을 무릅쓰고 정기총회 예산의 약 30%를 A제약사 후원을 받은 모 구의사회.
총무이사는 "예산 집행이 어려워 솔직히 제약사 후원을 받았다"고 귀띔한 뒤 "제품설명회는 아니지만, 사전에 법률 조언을 받아놨기 때문에 문제는 되지 않으리라고 본다. 그래도 총 예산의 70%는 자체 부담했다"라고 강조했다.
공보이사 역시 "지금 시기에 의사단체가 제약사 후원을 받으면 일단 색안경부터 낀다"라며 "분명히 리베이트는 아니다. 하지만 지원을 받았다는 게 내심 마음에 걸린다"라고 걱정했다.
그는 이어 "작년 예산이 7000만원 가량인데 10분의 1 가량이 투입되는 정기총회를 자체로 해결하는 것은 꽤 힘들다"라며 "어느 단체나 관련 업계의 후원을 받는데, 의사라는 이유만으로 억압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아쉬움을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