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송명근 교수가 카바수술(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의 안전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외국 의사들을 초청해 수술 시연을 하기로 하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건국대병원은 4일 송명근 교수가 8일부터 11일까지 외국 흉부외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CARVAR & COMVAR' 아카데미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카바 아카데미에는 일본과 베트남에서 각각 8명, 1명의 흉부외과 의사들이 참여한다.
건국대병원은 일본 교토의대와 고베대학, 쇼와대학병원 등 유수 대학병원 흉부외과 과장들이 카바수술에 깊은 관심을 표시하며 참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건국대병원은 "카바 아카데미 교육 및 참석에 대한 비용은 참가자들이 부담하며, 교육은 주로 수술장에서 소수 인원으로 진행해 수술에 대한 훈련 효과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아카데미에서는 카바수술을 중심으로 집중 교육이 이뤄지며, 송명근 교수가 이론 강의를 포함해 돼지 심장으로 직접 실습하는 시간도 갖는다.
또한 3차례의 카바 수술 참관, 영상의학기술을 이용한 진단과 관찰 등 판막 성형술에 대한 종합적인 교육이 병행된다.
송 교수는 2008년 11월 대만 흉부외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아카데미를 연 이후 지난해 말까지 7차례 진행한 바 있다.
송 교수는 "카바수술은 한국이 개발한 세계적인 수술법이며, 심장판막질환에 적용되는 가장 이상적인 수술법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이에 대해 관련 학회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한흉부외과학회 모 교수는 "송 교수가 말도 안되는 일을 하고 있다”면서 "이미 도를 넘어선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카바수술은 현재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조건으로 비급여로 고시된 상태다. 다시 말해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수술법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다 대한심장학회, 대한흉부외과학회, 대한의료윤리학회 등 관련 의학계는 카바수술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며 수술 잠정 중단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송 교수가 이런 행사를 열기로 하자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 1월 심평원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는 2012년까지 카바수술을 한시적 비급여로 인정하고, 전향적으로 수술성적을 검증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의평위는 카바 수술이 기존의 대동맥판막치환술에 비해 안전성·유효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면서도 치료성적 검증을 계속하기로 하자 의학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흉부외과학회는 "복지부가 카바수술이 안전성과 유효성이 낮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수술을 지속하도록 허용한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이는 송명근 교수와 건국대병원에 대책 없이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비난했다.
의료윤리학회 역시 성명서를 통해 "심평원 의평위는 카바수술이 판막치환술보다 안전성, 유효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면서도 향후 약 1년 반 동안 비급여를 유지하겠다는 결정을 했다"며 "이는 심각한 의료윤리 문제가 있다"고 못 박았다.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이미 수술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카바수술의 안전성에 대한 추적 조사를 하고,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술 유보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게 의료윤리학회의 입장이다.
흉부외과학회 모 교수는 "복지부는 송 교수가 이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경고해야 하는데 왜 수수방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관계자도 "너무 황당하다"면서 "복지부가 어떤 조치를 취하는지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의료윤리학회 모 교수는 "아카데미가 윤리적으로 타당한지 검토해야 하겠지만 수술 시연을 한다면 최소한 수술을 받을 환자들에게 카바수술의 안전성 논란이 있다는 점과 외국의사들이 참관한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