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결핵균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백신을 최초로 개발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충남의대 미생물학교실 신성재 교수팀과 부산의대 미생물학교실 박영민 교수팀은 최근 결핵균의 특정 단백질과 세포를 이용, 암 치료에 탁월한 효능을 지닌 백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지금까지 결핵 예방 백신으로 사용된 BCG균(결핵균의 변종)은 당뇨와 암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부작용이 심해 백신 개발에 번번히 실패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결핵균 중 가장 강력한 병원성 인자인 HBHA 단백질을 직접 제작했다.
이후 이 단백질을 암에 걸린 생쥐에게 주사하자 암 세포가 괴사되면서 종양의 크기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HBHA의 항암 효과가 다양한 면역 반응을 증강시킨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성과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향후 암 백신은 물론, 다양한 면역 보강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것이다.
부산대 박영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이제이, 즉 결핵균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획기적인 연구성과"라며 "특히 HBHA가 면역수용체를 매개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충남대 신성재 교수는 "기존의 연구들은 암 자체의 항원을 발굴하는데 집중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번 연구는 결핵균의 특정한 항원을 면역보강제로 이용, 난치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과"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향후 암 치료 백신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경제적 가치도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그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아 암 분야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Canceer Research지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