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야 산다."
쌍벌제 이후 제약회사 영업사원들이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의심(醫心) 잡기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해외 닥터 방문시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가 하면, 심지어는 교수 논문을 영작해주는 영업사원도 있었다. 의사 권유가 아닌 자발적인 행동이다.
다국적 A제약사 영업사원은 29일 "최근 교수가 쓴 논문을 영작하거나 외국 닥터에게 보내는 메일을 대신 쓴 적이 있다. 물론 간단한 것이었다"며 "외자사 영업사원 중에는 외국어에 능통한 사람이 많아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일종의 고객 관리"라고 귀띔했다.
그는 "해외 닥터가 오면 '그라운드 케어'라고 공항에 내릴 때부터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때까지 동행하며 가이드 역할을 해주기도 한다"며 "영업을 하려면 남들과는 뭔가 달라야 성공한다"고 덧붙였다.
차별화 전략으로 학회 발표용 영어 슬라이드를 만들어주는 영업사원도 있었다.
다국적 B제약사 영업사원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튀어야 산다"며 "픽업은 기본이며, 학회 발표용 영어 슬라이드를 대신 만들어준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행위를 무조건 나쁘게 바라봐서는 안된다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는 "편익 제공을 처방 증대 목적의 리베이트로 보는 시각이 강한데, 좋은 인간관계 형성은 영업의 기본이다. 무조건 색안경을 끼지 말고, 단순한 마케팅 활동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내 제약사 영업사원도 "의사에 대한 편익 및 노무 제공은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라며 "유독 제약산업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거들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쌍벌제 이후 영업사원이 의사에게 제공하는 반복적인 편익및 노무 제공은 리베이트로 규정하고 있다.
편익과 노무가 사회적 통념상 인정되는 부분이라도, 반복적이면 안된다고 못 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