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빅5 제약사(매출액 기준)들의 올 1분기 실적 전망치가 나왔다. 유한, 한미는 부진했고, 동아, 녹십자, 대웅은 나름 선방했다.
이번 분석은 쌍벌제 이후 첫 번째로 나오는 분기 성적표다.
30일 KTB투자증권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국내 빅5 제약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두 곳은 줄고, 세 곳은 늘었다. 전자는 유한, 한미, 후자는 동아, 녹십자, 대웅이다.
단, 녹십자는 작년 1분기 일회성으로 반영된 신종플루 매출을 제외한 수치다.
기업별로 살펴보자.
먼저 유한은 1분기 매출액(1629억원)과 영업이익(187억원)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0.5%, 20.2% 감소했다. 2월 영업일수 부족과 특허만료에 따른 '메로펜' 약가인하, API 수출부진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작년 11월부터 베링거인겔하임과 코프로모션이 진행 중인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는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위안거리다.
한미 역시 지난해 부진이 이어졌다. 소폭의 흑자로 체면치레 정도만 할 수 있는 형국이다. 작년 이 회사는 창립 37년 이래 첫 적자를 냈다.
한미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449억원, 3억원. 이 수치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3.5%, 89.3% 준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의 부진은 심각한데, 앞으로도 저조한 외형성장률과 대규모 R&D비용 지출 지속으로 수익성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슬리머' 반품 등 지난해 하반기 일회성 비용 소멸과 전사적 비용 절감 노력으로 4분기와 유사한 매출에도 소폭의 흑자(3억원)는 시현될 것으로 판단된다.
동아, 녹십자, 대웅은 비교적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동아는 1분기 매출액(2143억원, 6.6%)과 영업이익(255억원, 9.4%)이 전년동기대비 5~10% 성장했고, 녹십자도 매출액(1508억원, 18%)과 영업이익(180억원, 13%)이 일회성 신종플루 백신 매출(1612억원)을 제외하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
대웅은 주력 품목 특허만료에도 선방했다.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619억원과 236억원. 전년동기대비 각각 4.2%, 6.4% 증가한 수치다.
베링거인겔하임 OTC 품목과 화이자 프리베나 백신 유통 매출이 지난해 2분기부터 추가돼 매출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국내 상위 업계 임원은 "쌍벌제 이후 첫 분기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다. 작년 실적을 유지하는 것도 성공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라며 현 상황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