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크루드(엔테카비어)가 주름잡고 있는 B형간염약 시장에 강력한 도전자가 나타났다.
바로 유한양행이 올 하반기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비리어드'(테노포비어)가 그것인데, 회사측은 발매 3년 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것이 목표라며 시장 안착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약을 직접 처방하는 의료 전문가들의 생각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의견이 분분하다.
먼저 '비리어드'가 '바라크루드'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A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비리어드는 이미 미국에서 1차치료제로 널리 쓰이고 있으며, 내성에도 반응이 좋다"며 "현존하는 B형간염 치료제 중 최고라고 생각한다. 국내에서도 1차약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도 "1차약 승인과 가격을 잘 받아야된다는 조건이 있지만, 이런 요건을 충족시킨다면,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며 "효능과 안전성은 이미 입증됐기 때문에 바라크루드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특히 비리어드는 헵세라와 작용기전이 같아 이 시장에서 큰 호응이 있을 것으로 본다. 여기에 바라크루드가 쓰이지 못하는 임산부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시판된 B형간염약 중 임산부에 쓰일 수 있는 약은 '세비보'가 유일하다. 단, 이 약물은 내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이에 상충하는 의견도 많았다. 아직은 바라크루드를 앞설 약이 없다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C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바라크루드는 아직 단점이 없다. 롱텀 데이터도 충분한 편"이라며 "하지만 비리어드는 원래 에이즈약으로 개발됐다. B형간염약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사는 아무래도 근거 중심 데이터로 약을 처방할 수 밖에 없다"며 "또한 비리어드는 단독 치료가 어렵다. 항바이러스제와 같이 먹어야 한다. 물론 제픽스 등의 내성 환자에게는 널리 쓰일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국내사인 유한이 근거 중심의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느냐는 데에도 의문을 던지는 이도 있었다.
D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도 "비리어드가 약값을 받고 나올 때쯤이면 바라크루드는 국내 환자에 대한 임상 데이터가 4년치 가량 쌓인다. 큰 장점이 될 것"이라며 "특히 국내사인 유한이 근거 중심의 마케팅을 잘 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답했다.
한편, 유한은 지난달 30일 미국 길리어드사와 비리어드의 B형 간염 바이러스(HBV) 적응증에 대한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비리어드'는 길리어드사가 지난 2001년 에이즈 치료제로 개발한 약제로, 2008년 유럽 과 미국 식약청(FDA)에서 B형 간염 치료제로 적응증을 추가한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