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영리병원 설립을 포함한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이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 영리 법인을 둘러싼 장단점과 미래 가능성을 모색해 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1일 대한병원협회, 대한중소병원협회 등이 제주 라마다호텔에 주최한 '의료산업 경쟁력 강화 심포지움'에서는 제주도 영리법인을 둘러싼 다양한 견해와 전망이 제시됐다.
'제주지역 의료관광 활성화와 투자개방' 주제 발표를 맡은 김준철 삼정 KPMG 상무는 "영리화에 대한 네 가지 오해가 있다"고 운을 뗐다.
이익 유출로 인한 의료 질 하락, 소외계층 진료 거부, 의료시장 편중 현상 등 영리화에 따른 폐해 발생 우려는 오해라는 지적이다.
그는 "병원의 영리 추구는 보편적인 현상으로 영리든 비영리든 생존을 위해서 수익을 추구하는 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예로 들어 미국 미네소타주에 위치한 메이오클리닉(Mayo Clinic)은 비영리의료법인이지만 62억9600만달러의 수익 중 4억7300만달러(순이익률 7.5%)에 이르는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공공의료기관이지만 의료급여 환자의 진료 비율이 낮은 곳도 있다"면서 영리성 추구는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지 수익 추구와 소외 계층의 진료 거부를 결부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준철 상무는 "미국 5대 영리병원의 2008년 배당 사례를 보면 1개 병원을 제외하고는 배당률이 0%"라며 영리 법인의 이익 유출로 인한 의료 질 하락도 기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즉 이익 유보는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것. 프랑스는 19.9%에 이르는 영리병원 비중을 가질 정도로 주요 국가별 영리병원 비중도 무시할 수준이 아니라는 말도 덧붙여졌다.
영리법인이 도입되면 병원 위탁경영 등을 통해 도산 위기에 몰린 한계병원에 대한 해결사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내놨다.
한편 이기효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 조규태 삼성투자증권 IB사업본부 이사, 표정호 순천향대 국제통상학과 교수가 참석한 토론회에서는 영리법인 도입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기효 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환자의 유효 수요가 별로 없는 제주도는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다"면서 "이런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수단이 영리법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보지 않고 장단점을 논하기 어렵지만 선진국을 보면 이미 영리법인이 없는 곳이 없다"면서 "선진국의 사례에서 영리법인이 의료 체계를 황폐화하거나 하는 등의 폐해는 적다"고 지적했다.
도입 후 2~3년 내 반대론자가 우려했던 것들이 현실화 될 수 있을 가망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조규태 삼성투자증권 IB사업본부 이사는 "제주도가 고립돼 있다는 단점이 해외로 진출하려는 기업들에게는 장점이 될 수 있다"며 "생활 밀착형 의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에게 제주도는 시금석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