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당뇨약 단독요법에 기본적으로 메트포민만 인정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의료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혈압, 고지혈증 등 합병증 동반이 많은 당뇨환자의 특수성보다는 건보재정 절감에만 초점을 맞춘 행보라는 지적이다.
복지부는 지난달 31일 당뇨약 건강보험 급여 세부인정기준 및 방법 일반원칙 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15일까지 의견을 받기로 했다. 하반기(7월) 시행을 위해서다.
주요 내용을 보면, 경구용 당뇨약 단독요법이 급여를 받으려면 메트포민을 써야한다.
단, 메트포민이 잘 듣지 않거나 부작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으면, 설포닐우레아 투약도 보험이 적용된다. 이 경우 의사 소견서를 반드시 첨부해야 한다.
메트포민, 설포닐우레아 모두 타 당뇨약보다 저렴한 편이다.
두 가지 약제를 병용하는 2제 요법도 메트포민을 포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둘 중 저렴한 1종의 약값을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한마디로 병용시에도 웬만하면 메트포민을 처방하라는 소리다.
이와함께 서방형 메트포민은 함량에 가격 제한선을 뒀다. 약제 상한가가 높아 이 금액을 초과하면 환자가 차액을 내야한다.
500mg은 94원, 750mg은 118원, 1000mg은 141원이 그 제한선이다.
이에 대해 당뇨약을 처방하는 의사들은 '메트포민'이 좋은 약인 것은 분명하지만, 보험 기준이 까다로워질 경우 의사나 환자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개원의는 "당뇨치료를 너무 쉽게 본 거 같다. 메트포민이 당뇨치료의 대표약이긴 하지만, 너무 보험 재정을 아끼려는데 초점을 맞춘 느낌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다른 개원의는 "당뇨환자는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합병증이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다. 보험 유무로 약 처방이 제한받는다면 오히려 병을 키워 건보재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의견 수렴을 철저히 해야할 것"이라고 답했다.
A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도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그는 "메트포민이 당뇨치료에 좋은 약인 것은 틀림없다. 부작용이 적고, 특히 가격이 싸다"며 "당뇨약의 기본인 당화혈색소 수치를 내리는 역할 역시 타 약제에 비교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당뇨라는 것이 워낙 변수가 많아서 보험 기준이 깐깐해지면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당뇨 환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처방하는 의사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