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의학 분야는 수가가 1700억이나 깍였는데 병리과는 170억 밖에 안 되는 푼돈 가지고 왜 자꾸 보채냐고 하는 의료인, 복지부, 언론인이 있다면 정말 섭섭하다."
모대학병원 병리과 교수의 말이다.
그는 지난해 6월 병리과 수가가 15% 인하된 것과 최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의 사례는 사뭇 다른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지부가 2010년 5월 31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병리과, 영상의학과 수가 인하를 함께 추진하겠다고 보고했지만 병리과의 경우 그 다음달 전격적으로 확정했다고 환기시켰다.
반면 영상의학과 수가 인하는 2010년 10월 추진하기로 했다가 다시 연기해 2011년 3월 최종 확정됐다.
그는 "영상의학 수가 인하는 액수나 영향이 훨씬 크기 때문에 더 신중을 기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병리과의 수가 인하는 더 전격적으로 신속하게 처리됐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가난한 병리과에 미치는 영향은 더 가혹했고 처참했지만 의료계나 복지부 입장에서는 병리과 수가 인하를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분위기였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병리과 수가 인하에 대해 의협, 병협이 뒷짐지면서 병리학회와 전공의, 전문의가 외로운 싸움을 했지만 영상의학과 수가 인하에 대해서는 의협, 병협이 대신 나서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 병리과의 경우 고질적인 적자 운영으로 전공의 지원 부족, 전문의 미충원, 병리과 업무 및 경영 환경이 나쁜 상황이었고, 영상의학과는 최고 인기과로서 병원에서도 큰소리를 칠 수 있는 과라는 점이 다르다"고 못 박았다.
그는 병리과가 수가 인하 이후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병리과는 수가 인하 이전 전공의 충원율이 60%였는데 2011년 38%로 폭락했고, 6개월간 수입이 15% 감소했다"면서 "병리과는 인건비 중심이기 때문에 수입 감소는 즉시 병리과에 대한 인센티브 감소, 의사에 대한 급여와 업무 환경, 처우가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그는 "건강보험 재정을 아끼고 국민 의료비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복지부와 심평원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의사가 직접 하는 행위 수가는 올려주겠다고 말해왔지만 수가가 인하된지 1년이 지나도록 희소식은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