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궁경부암 백신 단체접종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빈발하고 있는 가운데 초·중·고교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산부인과 등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하고 있는 개원가에선 단체접종 규모에 대해 예의주시 하고 있다.
13일 개원가에 따르면 한국의학연구소(KMI)는 최근 전국학교운영위원연합회(학운위)와 MOU를 체결하고 5월 초부터 서울을 기점으로 전국의 초·중·고교생에게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다.
학운위 측이 이를 희망하는 학교의 신청을 받고, KMI 산하 검진센터에서 직접 해당 학교를 직접 찾아가 예방접종을 하는 식이다.
접종비는 9만원선. 일선 의료기관의 접종비가 15만~20만원 선인 것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가격인 셈이다.
이는 KMI가 백신 공동구매를 통해 공급 단가를 낮춰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의학연구소 문관식 상무이사는 "자궁경부암 백신을 조기에 접종하면 99%까지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에 따른 의료비를 줄이는 셈"이라면서 "자궁경부암 백신은 앞으로 필수예방접종에 포함돼야한다"고 말했다.
한국의학연구소는 지난 1989년~1994년까지 직장보험가입자를 대상으로 간염 검사 및 예방접종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문 상무이사는 "이번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사업은 앞서 실시한 간염 예방접종 사업과 유사한 면이 많다"면서 "당시 사업을 진행한 이후 간염 보균율이 11%에서 4%로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환기시켰다.
학운위 최종완 대외협력위원장 또한 "이번 사업은 학부모 입장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되며,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에 대한 필요성을 알리고 접종률을 높이는 데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선 의료기관은 우려 섞인 표정이다.
A산부인과 최모 원장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단체접종이 급증하더니 이번에는 초중고교까지 확산되는 것이냐"면서 "자칫 예방접종 시장이 혼탁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또 다른 산부인과 개원의는 "사실 국민건강을 위한다는 명분상 막을 방법은 없겠지만, 개원의들이 병원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마저도 다른 기관에서 나선다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