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다국적 '빅5' 제약사들의 작년 실적이 엇갈렸다. 전반적으로 국내사는 부진했고, 다국적사는 선전했다.
정부 리베이트 규제로 오리지널 처방이 늘고, 복제약이 외면받으면서 생겨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법인 다국적사 중 최상위 기업인 GSK가 어제(12일) 실적을 발표하면서, 국내-외자사 상위 5개 업체 간의 실적 비교가 가능해졌다.
먼저 매출액 부분을 보자.
국내 5개사의 평균 매출액은 전년대비 7.55%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다국적 5개사는 13.59% 크게 늘었다. 거의 갑절 수준이다.
개별 기업으로는 녹십자(22.98%), 노바티스(20.19%), 화이자(26.86%), MSD(16.29%) 등이 두 자릿수 이상 성장했고, 한미약품(-3.49%)와 사노피-아벤티스(-2.47%)는 역신장했다.
업계는 이같은 상황을 정부 리베이트 규제에 따른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모 제약사 관계자는 "쌍벌제 등 정부 리베이트 규제로 외자사의 오리지널 품목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이런 현상은 국내사에게 영향을 줬고, 특히 중소사보다는 상위사에게 타격을 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내 제약사 임원도 "국내사가 다국적사보다 상대적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커, 같은 수치가 늘어도 증가율은 낮게 나타난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리베이트 규제로 영업 활동이 위축돼 실적이 악화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영업이익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전년대비 국내 5개사는 -16.77%, 다국적 5개사는 41.43%의 증감률을 보였다.
다만, 이 수치는 국내사는 적자로 전환한 한미약품(-126.92%)이, 다국적사는 영업이익이 급증한 노바티스(246.25%)가 많은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