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2년전만 해도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다투던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이 동반 부진에 빠졌다.
올 1분기 유한은 영업이익이 급감했고, 한미는 매출액이 4년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강력한 리베이트 규제 정책으로 영업 활동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생겨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1분기는 쌍벌제 시행 후 첫 분기 성적표다.
먼저 유한은 매출액이 정체한 가운데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메로펜, 나조넥스 등 제네릭 경쟁에 직면한 기존 주력 품목이 큰 폭의 매출액 감소를 보여 부진한 외형 성장이 지속된 데 따른 현상이다.
실제 매출액(1642억원)은 전년동기대비 0.3% 증가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171억원)은 무려 35.6%가 감소했다.
이에 한 증권사 관계자는 "낮아진 시장 예상치에도 미치지 못한 부진한 실적"이라고 혹평했다.
한미의 부진 역시 유한 못지 않았다. 매출액(1269억원)이 4년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전기와 비교해도 두 자릿수(-11.6%) 이상 줄었다.
작년 의료계로부터 쌍벌제 도입에 앞장섰다는 의혹을 받으며, 특히 의원급 시장에서 한미약 불매운동 등의 역풍에 맞은 후유증이 여전히 가시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영업이익(33억원)이 3분기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이 위안거리다. 한미는 작년 3분기와 4분기에 적자를 내며, 창립 37년 만에 첫 적자경영을 한 바 있다.
한 국내제약사 관계자는 "불과 1~2년 전만해도 유한과 한미는 무서운 성장세로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했다. 그 기세는 1위를 넘볼 정도였다. 격세지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다른 국내제약사 임원도 "잘나갔던 유한과 한미가 모두 부진한 모습이다. 시대가 급격히 변해 막강한 영업력만으로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때가 지난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