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T(태아비자극검사) 소송이 수차례 패소를 거듭함에도 불구 산부인과 의사들이 행정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김모 원장 외 12명의 산부인과 의사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은 지금까지 판결과 마찬가지로 패소했다.
NST를 임의비급여로 했으니 환자들에게 진료비를 환급해야 한다는 심평원 측의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산부인과 의사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심평원의 처분에 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이와 같은 내용의 행정소송만 벌써 16번째다. 현재 1심에 올라가 있는 판결이 2건이고 항소심이 진행 중인 판결 7건, 대법원 상고심에 계류돼 있는 판결 또한 7건이다.
그만큼 NST에 대한 산부인과 의사들의 불만이 크다는 얘기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09년 6월 처음 시작됐다. 당시 산모들이 주로 방문하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한 산모가 '심평원에 진료비를 환불 신청하면, NST비용을 환급받을 수 있다'는 글을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정부는 2009년 3월 고시개정안에서 NST에 대해 1회만 급여 청구하고, 1회를 초과하면 전액 환자본인부담으로 고시를 변경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고시발표 이전에 실시한 NST. 이전에는 1회에 한해 급여로 인정하고 그 이외에는 비용청구를 인정하지 않았다. 즉, 2회 이상 실시한 NST는 임의비급여로 환급대상이 됐다.
환자들이 심평원으로 환불을 신청하면 심평원은 해당 의료기관에 과다본인부담금 환급 처분을 내렸고, 이에 불복한 산부인과 의사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당시 산부인과 의사들은 "억울하다. 끝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행정소송을 시작했고 2년이 흐른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산부인과 의사들은 패소를 거듭하면서도 왜 계속해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일까.
산부인과 의사들이 이번 소송에 끈질기게 매달리는 데는 환급에 따른 병원 경영상의 문제도 있지만, 그보다는 산부인과 의사들의 자존심이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부인과 의사로서 교과서적인 진료를 하고도 파렴치한 의사로 몰린 것은 자존심에 치명적인 상처가 됐기 때문이다.
산부인과의사회 장석일 이사는 "NST는 의과대학 교과서에서 임신 28주 이후의 산모를 대상으로 태아의 기능을 확인하기 위해 2주에 한번 검사하도록 돼 있다"면서 "배운 데로 진료하고도 요양급여 기준과 달라 인정받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전했다.
게다가 정부 또한 2009년 고시를 통해 NST를 요양급여에 포함, 필수적인 진료로 인정했다면 이전의 검사에 대해서도 이를 소급적용해야 한다는 게 산부인과 의사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은 "NST에 대한 회원들의 불만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 계속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소송 비용은 의사회가 부담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현재 16차까지 이어지고 있는 NST소송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면서 "대법원 판결에 따라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