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협회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기관지에서 침이 발견된 것과 관련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의협은 6일 성명서를 내고 서울대학교병원 측과 노태우 전 대통령 측에 시술자와 시술일자, 시술 경위 등을 밝혀달라고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거듭 진실규명을 요구했다.
앞서 서울대학교병원 측은 침의 형태나 위치 등에 대해서는 발표했지만 누가, 언제, 어떻게 시술했는지에 대한 경위를 밝히지 않았다.
한의협이 우려하는 점은 바로 이 부분. 병원뿐만 아니라 노태우 전 대통령 측에서도 침 시술 경위에 대해 밝히지 않아 의혹만 불거지고 있다는 게 한의협 측의 지적이다.
한의협은 "시술자나 시술 경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몸속에서 발견된 침에 대해 '한방침'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침'이라고 소개되면서 한방의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있다"고 했다.
한의협은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들이 한방 의료기관에서 침 시술을 꺼리는 등 한방 의료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면서 "무고한 한의사와 한의계가 자칫 억울한 누명을 쓰게 될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한의협은 이번 사건을 불법 무면허의료행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상식적으로 정규 교육을 받은 한의사가 기관지에 도달하도록 침을 놨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현재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가 만연해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반면 한의협은 한의사에 의한 의료사고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뒀다.
한의협은 "한의사의 의료사고라면 '의료상 과실'에 해당하므로, 사법처리를 포함해 윤리위원회 회부 등 각종 징계 조치를 통해 일벌백계해야 한다"며 "협회 차원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