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의 주력 품목들이 처방약 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유독 고혈압복합제만은 고공 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미는 '아모잘탄', 유한은 '트윈스타'가 그것인데, 높은 복약순응도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처방 증대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상위제약사에 속하는 한미와 유한은 최근 주력 전문약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한미는 상위 5대 품목(아모잘탄, 아모디핀, 토바스트, 카니틸, 메디락) 중 4품목이 처방액이 감소하거나 정체했고, 유한도 아토르바, 메로펜, 안플라그 등 3품목의 처방이 줄었다.
반면, 양사의 고혈압복합제는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한마디로 가뭄에 단비 역할이다.
한미의 아모잘탄은 올 1분기 143억원 어치를 처방해 전년동기(91%) 대비 56% 급증했고, 유한의 트윈스타는 같은 기간 64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하며, 전기(32억원)보다 두 배 가량 늘었다.
한 개원의는 "고혈압약이 두 가지 이상의 병용 처방이 많은 이유는 상호 다른 기전에 의해 단독요법보다 부작용을 완화하고 강압 효과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약 개수가 많아지면 환자 복용편의성이 낮아져 약을 거르는 사례도 빈번하다. 복합제가 선호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모 다국적제약사 의사도 "복합제는 복약순응도가 높다는 자체만으로도 고혈압 예방이나 치료에 도움을 준다. 약은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거들었다.
한편, 국내 61개 1차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는 55세 이상 고혈압 환자 108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병용요법 빈도는 81.3%에 달했다. 65세 이상에서는 84%로 더 높았다. 복합제가 선호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