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저가구매 인센티브제)의 폐단으로 지적되는 ‘1원 낙찰’에 대해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보험약제과 류양지 과장은 15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임상보험의학회 학술대회에서 “1원 낙찰은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이전에도 존재한 것으로 제도 시행이 원인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류 과장은 시장형 실거래가제도 추진 배경을 설명하면서 “작년 10월부터 올해 9월말까지 모니터링을 통해 내년 7월 약가인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류양지 과장은 “올해 3월까지 제도 시행 6개월 동안 전체 6만 3천개 요양기관 중 병원급 4천여개(참여율 7~8%)가 참여했다”면서 “그동안 약제 상한차액으로 총 100억원이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류 과장은 이어 “제약업계에서 지급액을 1조 2천억원이라고 주장하는데 모니터링 결과 그리 높지 않다”면서 다만, “지급액 대부분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집중됐다는 지적이 있어 보완책을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대형병원의 ‘1원 낙찰’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피력했다.
류양지 과장은 “최근 서울대병원 280개 품목이 1원 낙찰된 것으로 보도됐다”고 전하고 “하지만 이같은 현상은 2009년과 2010년에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류 과장은 “당시 국공립병원 감사원 감사에서 약제를 싸게 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라는 시정요구가 있었다”며 “반드시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가 원인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제약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류양지 과장은 “현재 이 제도는 걸음마를 떼기 이전 몸을 뒤집은 어린 아기와 같다”면서 “효과 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무리로 조금 더 지켜보자는 게 복지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약제 사용량 증가와 관련, “약제 사용량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불필요한 약을 줄여야 하는데 하나의 정책으로 모든 걸 해결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선 발표에서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 주인숙 상무는 “요양기관의 우월적 지위로 초저가 낙찰 등 시장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의약품 사용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은 사용량 증가로 이어져 건보재정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