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상위 제약사들이 약속이나 한듯 자체개발 신약에 대한 성과를 내놓고 있다. 이들 제약사는 복제약 경쟁을 일삼던 과거 모습에서 벗어나 이제는 신약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가 굉장하다.
동아제약, 한미약품, JW중외제약 등이 그 대표적 기업이다.
동아는 3개의 신약(합성신약 1개, 천연물신약 2개)을 국내 시장에 선보였고, 한미는 개량신약을 갖고 세계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중외는 거대 다국적제약사도 어렵다던 혁신 신약 개발에 도전 중이다.
먼저 동아는 16일(어제) 또 하나의 천연물 신약을 탄생시켰다. 위장질환치료제 '모티리톤정(DA-9701)'이 식약청 품목 허가를 받은 것인데, 앞서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천연물 항궤양제 신약 '스티렌정'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체개발 3호 신약이다. 기존 소화치료와 달리 위배출촉진, 위순응장애개선, 위장과민통증억제 등 복합적 작용 우월한 효과를 입증했다. 제2의 스티렌 신화를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스티렌은 작년 UBIST 기준 756억원을 기록했다.
복제약 영업으로 유명했던 한미도 새 역사 만들기에 한창이다.
미국계 다국적 제약사 머크(Merck)와 고혈압복합제 '아모잘탄'의 추가 계약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약물은 한미가 만든 개량신약이다.
이 계약은 앞선 지난 2009년 체결된 아시아 6개국에 대한 독점 계약(아모잘탄의 허가등록 및 영업 마케팅 위임)에 대한 확장 계약이다. 미국 등에 의약품 강대국의 수출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계약이 성사되면, 아모잘탄은 완제품으로 수출한다. 국내사 대부분이 원료약을 수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꽤 시사적이다. 또 확장 계약을 이끌어내면, 한미의 신약 경쟁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하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외는 그 어렵다던 혁신 신약(완전히 새 물질로 만들어진 약) 개발에 도전 중이다.
Wnt 암 줄기세포재발억제제 'CWP231A'가 그것인데, 최근에는 미국 내 임상을 승인받았다.
혁신 신약은 부가가치가 높지만, 워낙 만들기가 어려워 거대 다국적 제약사들도 쉽게 개발하지 못한다. 2000년 이후 미국에서도 14개에 불과했다. 이 기간 신약은 234개였다.
하지만 성공하면 대박이다. 대표적인 예는 한 해 수조원이 팔리는 백혈병치료제 '글리벡'이다.
이경하 JW홀딩스 부회장은 "급성골수성백혈병은 희귀병이라 임상 2상만 통과해도 시판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오는 2016년 제품 출시가 목표"라고 말했다.
오리지널을 본떠 만든 복제약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국내제약사들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이들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