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원 기피현상이 확산, 봉직을 원하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병원의 긴축경영 등으로 인해 취업을 하지 못하는 '의사 백수'들이 생겨나고 있다.
27일 의료전문 구인구직 업계에 따르면 의사들의 하루평균 구직신청 건수는 수백건에 이르고 있으며 취업정보를 필요로 하는 의사 회원수도 3만여명을 육박하고 있다.
의대 졸업 후 개원하자니 부담이 크고 봉직을 하려해도 일자리가 부족한 가운데 당직근무 아르바이트 마저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해외로 유학을 가거나 군의관으로 진로를 선택하는 의사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아예 개원이나 봉직을 포기하고 대진이나 당직 아르바이트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의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대진의, 당직의, 출장검진의 등 파트타임 아르바이트 역시 공급 포화현상을 보이고 있어 아르바이트 마저 구하지 못한 의사들은 과외와 같은 부업을 하거나 백수로 지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Y의대를 졸업 후 봉직을 희망하고 있는 K씨(33, 남)는 당직근무 등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해 오다 최근 가정방문 과외 교사로 부업을 시작했다.
당직근무나 대진 등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경쟁이 치열해졌고 보수가 기대치를 밑돌고 있기 때문이다.
◆소아과전문의 J씨(32, 여) 지난해 상계백병원에서의 수련과정을 모두 마쳤으나 개원가 사정이 날로 악화되고 봉직 역시 힘들 것으로 판단해 최근 국책연구원인 남편과 결혼, 평범한 주부의 삶을 선택했다. 이른바 '취집'에 성공한 것.
◆경기도 용인에 사는 가정의학과전문의 H씨(38, 남)는 야간당직 및 대진 프리랜서로 자리를 잡고 인근지역 병의원에 자신을 홍보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H씨는 "지금같이 봉직도 어려운 상황이라면 아예 자유롭게 프리랜서로 나서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며 "아르바이트를 통해 근근히 자금을 모아 후일 여건이 나아졌을 때 개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의사 헤드헌팅 업체 관계자는 "최근 헤드헌팅 문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요새 그 흔한 아르바이트 자리도 조건이 좋으면 서로 가려고 안달"이라며 "그나마 체력적으로 젊은 의사들은 강도높은 근무를 수행할 수 있어 괜찮지만 개원가에서 퇴출된 나이든 의사들은 지방이나 무의촌이 아니면 갈 곳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