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와 콩팥이 망가지고, 척추뼈가 주저앉아 하반신 마비가 온 다음에야 다발성골수종이라는 병을 인지하면 늦는다. 백혈병만 혈액암이 아니다. 조기치료가 절실하다."
가천의대길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재훈 교수(대한혈액학회 다발성골수종연구회장)의 말투에는 다급함마저 느껴졌다. 다발성골수종이라는 질환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것이다.
2일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다발성골수종 관련 기자간담회에다.
그는 먼저 다발성골수종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했다. 질환의 인식 제고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교수는 "다발성골수종은 혈액암의 일종이며, 진행되면 빈혈, 뼈·신장 손상, 혈소판·백혈구 감소증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 혈액 검사로 암의 양을 측정할 수 있는 유일한 암"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국내에서도 다발성골수종 환자 빈도가 급증하고 매우 위험한 병이지만, 인식은 이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그는 "혈액암 중 다발성골수종으로 연간 발생하는 환자수만 해도 미국은 2위, 한국은 3위다. 최근 30년간 이 질환으로 인한 국내 유병률과 사망률도 수직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관심은 너무나 부족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 최근 20여 년간 혈액암 사망률 변화 추이를 보면, 다발성골수종은 33배나 증가했다. 혈액암 전체 사망률이 2.3배, 림프종 5배, 백혈병 1.5배인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다발성골수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했다. 또 신약 등 최신 치료제의 보험 급여 확대 등도 필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주요 혈액암인 다발성골수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뼈가 망가지고, 콩팥이 손상되고, 척추뼈가 주저앉은 다음에 깨달으면 늦다. 척추뼈가 무너지면 평생 동안 하반신 불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민은 물론 의사의 인식 제고도 절실하다. 외과 의사들이 중심이 돼야 한다. 신약 등 최신 치료제의 보험 급여 확대 등도 중요하다"고 환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