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가원의의 비급여 등 진료비 가격비교 사이트 구축에 대해 우려감이 제기됐다.
연세대 의료법윤리학연구원(원장 손명세) 주최로 9일 연세의료원 종합관에서 열린 '진료비 정보공개 관리체계 구축연구' 공청회에서 토론자들은 급여와 비급여 의료행위 가격을 비교하는 사이트 구축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손명세 교수팀은 급여 및 비급여(선택진료료와 식대 제외) 의료행위와 치료재료의 표준코드를 마련해 심평원을 통해 병원별 가격정보 공개모형을 개발한다는 연구용역안을 발표했다.
이날 토론에서 병원협회 정영호 보험위원장은 "진료비 공개를 빌미로 비급여의 상세한 자료를 얻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면서 "의료기관의 경쟁수단을 심평원에 맡긴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정영호 위원장은 "진료비 공개 모형은 평균 진료비를 입력하는 방식이 국민의 알권리와 의료기관의 책임성을 만족하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충북의대 강길원 교수는 "청구자료 질병코드의 정확성이 떨어지고 있는 현실에서 진료비 정보 공개가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반문하고 "의료기관 단위로 선택진료비를 포함해 진료비를 공개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청구자료 정확성 부족, 정보공개 타당한지 의문"
울산의대 이상일 교수도 "심평원 용역연구이긴 하나 할 수 있는 것을 해야지 너무 과했다"며 "CT와 MRI, 초음파 등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진료비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유한대학 김정희 교수(건강세상네트워크)는 "진료비 공개 방법에서 선택진료비를 뺀 것은 걱정된다"고 전하고 "심평원이 비급여 영수증만 받아도 소비자를 위한 정보 가공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배금주 과장은 "지난해 1월 비급여 진료비 고지 의무화는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라면서 "현재 환자의 선택권 보장이나 정보 량이 미흡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배금주 과장은 다만 "심평원 자료제출을 활용해 비교할 만큼 합의돼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며 "하나의 사이트에서 가격비교에 대한 법적 근거를 점검해봐야 할 것 같다"고 가격비교 사이트 구축의 한계를 내비쳤다.
손명세 교수팀은 이달 중 심평원에 진료비 공개모형 연구결과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