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를 신성장 사업으로 선정하고 2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삼성그룹의 야심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병원 설립에 대한 타당성 분석부터 개원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은 물론, 의료진과 경영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병원 플랜트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
삼성 계열사 관계자는 13일 "그룹 차원에서 병원 플랜트 사업을 구상중에 있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나올 것 같다"고 귀띔했다.
병원 플랜트 사업은 병원 설립에 대한 타당성 분석부터 건축, 의료기기와 의료진을 배치하는 것까지 지원하는 종합 솔루션 사업이다.
예를 들어 삼성건설이 병원을 짓고 메디슨과 삼성전기 등이 의료기기를 공급한 뒤 삼성 SDS가 병원 전산화 시스템을 만들고, 삼성의료원이 의료진 교육과 선발을 맡는 시스템이다.
또한 만약 운영에 대한 계약이 이뤄지거나 삼성그룹이 지분을 확보할 경우 의료원이 직접 병원 경영을 맡아 운영하게 된다.
이러한 병원 플랜트 수출산업을 진행하고 있는 오스트리아의 바메드의 경우 유럽을 포함해 약 50개국에 병원 설립과 장비 구입, 인력관리, 병원 운영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사실상 한국에서 이러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그룹이 유일하다"며 "이미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을 통해 전 세계에 삼성그룹에 대한 홍보가 되어 있기 때문에 사업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삼성그룹의 각 계열사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병원 플랜트 사업 진출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바이오 부품 사업부를 신설하고 하드웨어 개발에 나선 상태이며, 삼성 SDS는 병원 전산화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삼성 모바일디스플레이는 포터블 X선 디텍터 등을 개발해 유럽 CE인증까지 마치는 등 영상 진단장비 개발을 맡고 있으며 삼성의료원은 미래의학연구소, 암 연구소 등을 신설해 바이오 산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삼성의료원과 삼성전자, 성균관대 등 범 삼성 계열 핵심 브레인이 모여 삼성 융합의과학원을 설립, BT 인력 양성을 시작했다.
삼성 관계자는 "병원 플랜트 사업은 단일 규모만 수천억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라며 "롤모델인 바메드와 같은 솔루션을 갖춘다면 수조원대 부가가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